일본 정부가 대형 증권사에 대한 감시망을 촘촘히 한다. 금융위기 재발방지 차원에서 특정 증권사에 대한 감시 감독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 금융청은 노무라 홀딩스와 미국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금융청은 금융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대형 증권사의 투자 리스크 관리와 재무 상황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세계적 금융 혼란의 재발 방지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청은 7월 하순에 ‘증권 모니터링실’을 신설하고 금융기관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실무자 등 10명을 배치했다.
금융청의 이번 방침은 지난 5월 금융상품거래법 개정 이후 처음 이뤄지는 증권 감독 대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8년 가을 본격화한 금융 위기를 배경으로 미국 등 해외 금융당국은 리스크가 높은 모기지 증권화 상품이나 금융 파생상품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막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방침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현재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는 리먼의 아시아ㆍ태평양, 유럽ㆍ중동 부문 인수를 계기로 해외 거래를 급격히 확대하고 있어 정부의 표적 대상에 올랐다.
금융청은 증권사들의 움직임을 주시해 8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감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감시 항목은 자기자본거래 등의 리스크 관리 상황, 금융파생상품과 관련된 그룹 내 거래, 재무관리 등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증권거래 등 감시위원회와 공동으로 감사를 실시해 행정 처분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우선 노무라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3사부터 실시하고 향후 투자은행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 컨설팅업체 세렌트의 닐 카트코프 아시아 책임자는 “일본은 해외 당국의 감독 방식을 종종 도입한다”고 지적하면서도 “규모가 큰 외국계 금융기관 등은 큰 시스템 리스크를 안고 있으므로 일본에서도 그 거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노무라는 지난 4월 리스크 관리 전문 부서를 신설해 정부의 감독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