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지난 1분기(1~3월)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해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를 잠재웠다.
일본 내각부는 10일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을 연율 5.0% 증가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발표한 잠정치인 4.9% 증가보다 0.1%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며 시장의 예상치인 연율 4.2%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는 대아시아 수출 호조와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 덕분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한편 내수주도의 자율적 회복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1분기 GDP 성장률 수정치는 전기에 비해서는 1.2% 상승했다.
BNP 파리바의 고노 료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GDP 수정치 발표 전 리포트에서 “수출 회복을 기점으로 한 자율 회복 조짐은 나오겠으나 아직 선명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내각부는 지난 7일 2007년 11월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 국면이 2009년 3월 잠정적으로 끝났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로 일본 경제는 작년 4월부터 확장 국면에 접어들어 GDP도 올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에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주가하락ㆍ엔화강세가 이어지며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라이 사토시 국가전략상 겸 경제재정담당상은 9일 새벽 첫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경제는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수출이 주도하는 것인 만큼 본격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내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GDP 수정치는 일본 경제가 두 번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 우려를 잠재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내각부의 외곽단체인 사단법인 경제기획협회는 전날 민간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1.65%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들은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은 1.75%, 4분기(10~12월)는 1.43%로 올해는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GDP 수정치에서는 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전기 대비 0.4% 증가해 잠정치의 0.3% 증가보다 0.1%포인트 개선됐다.
그러나 내수 회복의 핵심 중 하나인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해 1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우려할만하다는 지적이다.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의 아라야 요시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설비투자에 대해 “기업실적 회복과 기업체감경기 개선을 배경으로 설비투자가 완만한 증가세에 있음에는 틀림없다”면서도 “회복 정도는 당초 예상보다 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설비투자가 감소해도 생산과 수출 동향을 감안하면 더블딥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