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4일 오전 중참 양원 의원 총회에서 당 대표 선거를 실시하고 오후에 양원에서 총리 지명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이르면 같은 날 새 내각을 출범시켜 다음주 초에 신임 총리의 소명 연설을 단행하기로 하는 등 국정혼란을 피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 1월 부총리겸 재무상에 취임한 간 재무상은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일본의 거액의 공공부채와 재정적자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재정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간 재무상은 신정권의 밑그림에서 소비세율 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주목된다.
간 재무상은 지난 2월 열린 G7(7개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돌아오자마자 소비세율 인상 논의 개시를 지시하고 3월에 정부 세제조사회 산하에 전문가 위원회를 설치, 소비세를 포함한 세제 전체의 재검토에 착수했다.
그의 이같은 행보는 하토야마 내각이 임기 중 4년간 소비세율을 인상하지 않겠다던 방침을 뒤집은 것인 만큼 의외라는 반응이다. 하토야마 정권의 초기 지지율 호조에는 총리의 소비세율 동결 방침도 적지 않게 기여했었다.
간 재무상은 1월 부총리겸 재무상 취임 직후의 기자회견에서 “증세보다는 재정안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는 소비세율 인상보다 국가예산 낭비를 배제하는데 앞장설 뜻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11일에는 “올해 신규 국채발행 규모를 44조3000억엔 수준을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 소비세율 논의의 봉인을 풀면서 동시에 재정안정화 노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문가들은 간 재무상의 입장 전환이 2월 캐나다 이카르위트에서 열린 G7과 그 직전인 1월에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시킨 것이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당시 S&P는 일본 경제정책의 유연성이 축소되고 있어 재정력과 디플레 압력을 막는 대책을 세우지 못하면 추가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일본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1월에 일본의 신용등급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장의 신임을 얻을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재정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 내각부 자문위원인 고미네 다카오(小峰隆夫) 호세대학 대학원 교수는 “간 부총리가 차기 총리가 됐을 경우 재정안정화 문제 해결은 하토야마 총리보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현재 재무상도 겸하고 있는 만큼 그 부분에 상당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증권의 사노 가즈히코(佐野一彦) 수석 투자전략가는 “재무장관 취임 당시에는 경기부양을 위한 형식적인 집합이라고 생각했지만 재정안정을 중시하는 간 재무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토야마 내각이 막을 내리면서 재정안정을 위해 6월 중에 발표하기로 ‘중기재정틀’과 ‘재정운영전락 ‘신성장전략’ 등 주요계획안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국가전략상은 1일 기자회견에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예정대로 이달 안에 이들 계획을 발표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민주ㆍ사민ㆍ국민신 3당 연립 정권이 무너진 데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소비세 등의 세제와 세출 등 주요 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포함시킬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백지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 캐피털 증권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간 재무상의 방침은 재정확대를 적극 지지하는 국민신당과의 연립으로 벽에 부딪칠 것”이라며 “재정안정의 방향성 공유 여부가 새 내각의 중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간 재무상은 1946년 야마구치 현 출신으로 1970년 도쿄공업대학을 졸업한 후 3회의 낙선을 경험하고 1980년 제36회 중의원 선거에서 첫 당선과 함께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당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96년 1월 하시모토 내각 당시 하토야마 총리와 함께 민주당을 결성, 당 대표에 취임하면서부터다.
이후 하토야마 총리와 정치 역정을 함께 한 간 부총리는 작년 9월 중의원 선거에서 10선에 성공하며 같은 해 부총리겸 국가전략담당ㆍ내각부특명담당대신을 거쳐 올해 1월 부총리겸 재무상ㆍ내각부특명담당 대신에 취임했다.
작년 9월 하토야마 내각 출범 시 부총리겸 국가전략상에 올랐지만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전 재무상이 올해 1월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나면서 재무상도 겸하게 됐다. 현재 국가전략상은 센고쿠 행정쇄신상이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