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름 휴가 지갑 빈털털이

입력 2010-06-0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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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실업률과 미국증시의 부진 등 아직 경기회복이 덜 된 여파로 미국인들이 올 여름 휴가비용을 바싹 졸라맬 예정이다.

미 여행사들은 올해 미국인들이 지난해보다 더 많이 휴가를 떠날 예정이지만 사람들이 경제상황에 불안을 느끼면서 여행비용을 대폭 축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올해 항공료가 1년전에 비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가정의 휴가비용은 평균 809달러에 불과해 지난해의 876달러에서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여행사들은 사람들이 여행비용을 아끼기 위해 저렴한 운송수단과 여행상품을 찾거나 집과 가까운 곳을 여행지로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33세의 의류 디자이너인 데니스 창은 “우리 가족은 휴가 때면 디즈니월드나 자메이카를 방문했지만 올 여름은 부인이 해고를 당해 휴가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 여름은 차로 4시간이 걸리는 버지니아 해변을 갈 계획이며 차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가는 도중에 있는 테마파크를 들르기 위해 할인티켓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데비 딕슨은 항공사 종업원이기 때문에 뉴욕이나 파리로 가는 비행기표를 싸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대도시에 가면 식비나 호텔비 등으로 모아놨던 돈을 금방 소진하기 때문에 대도시로 가는 대신 미시간호 주변의 통나무 집에서 휴가를 즐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스티브 피라이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회복세에 있지만 여행경기는 훨씬 뒤에야 좋아질 것”이라며 “우리 회사도 10%에 가까운 직원을 감원하는 등 높은 실업률로 올 여름 성수기가 예년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호텔 및 리조트들은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장기투숙시 요율을 인하하거나 스파 또는 음식점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여행업 리서치 업체인 STR은 올해 평균 숙박비가 95달러로 2년전의 107달러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고 알렸다.

미 텍사스주에서 플로리다주까지의 지역은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주의 리조트들은 무료 숙박이나 골프비를 안 받는 마케팅 전략을 택했다.

심지어 어떤 리조트는 기름이 유명한 해수욕장에 다다를 경우 비용 전액을 환불하겠다고 약속했다.

미 펜실바니아주의 허쉬파크는 3일 이상 머무는 손님에게 테마파크 안의 동물원, 식물원과 박물관을 숙박기간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89.95달러에 제공하기로 했다.

허쉬파크의 1일 보통 자유이용권 가격은 52.95달러이다.

전미자동차협회는 올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동안 지난해보다 1600만명이 증가한 총 2800만명의 미국인이 휴가를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항공편을 이용하는 사람은 약 215만명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요금은 지난해보다 더 비싸졌다. 여행정보사이트인 빙 트래블은 올해 6~8월 왕복 항공요금이 321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4%나 올랐다고 발표했다.

고용시장이 지금보다 더 개선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휴가시 편안하게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차를 직접 운전하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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