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쇼크·北 리스크]② 전자·반도체업계, 사태 추이 촉각

입력 2010-05-31 06:28수정 2010-05-3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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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금융위기와 한반도 북(北) 리스크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자·반도체 업계 등 수출기업들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가 당장 있다기보다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가전, 휴대폰 등 소비재 판매 하락은 물론 이들 완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LCD 등의 공급도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

위기로 인해 급변하는 달러·유로화 환율도 문제다. 원·달러 환율이 북 리스크와 유럽발 재정위기로 급등하면서 수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최근 결제통화가 늘고 있는 유로화가 약세로 이어지면 환율 상승효과를 얻기 힘들다.

삼성전자는 유럽 수출은 사태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며 실시간 상황 체크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은 전체의 26% 수준이다.

유럽 내에 반도체를 제외한 가전, 휴대폰, LCD 등 판매법인을 갖고 있다. 재정위기가 거론되는 스페인의 경우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큰 시장이다. 매출의 대부분은 TV와 휴대폰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유로화 결재 비중도 30~40%에 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물경기 반영 등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채권 재무관리, 판매량 조절 등 리스크 관리에 힘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 15개 판매 법인을 두고 있는 LG전자는 사업본부별로 2~3명으로 구성된 워룸(위기상황실)에서 외환시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와 함께 유럽 소비 위축 등에 대비한 유럽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회사의 유럽지역 매출 비중은 약 20% 수준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대해 각국 법인별로 현지 경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LCD 업계는 제품 결제 및 원자재, 장비 거래를 보통 달러로 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PC 수요가 위축되면 반도체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 때문에 대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유럽이 전체 PC 출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유럽재정위기는 반도체 업황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올해 PC 출하량 성장률 전망치는 20%였는데 기존 유럽 PC 출하량이 전망치 대비 10%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PC출하량 증가율은 16.4%로 D램 가격, 업체 실적에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장(사장)은 "반도체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지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현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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