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300억여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보이면서 지수 급락을 방어해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1560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
스페인에서 터진 유럽발 재정위기의 재부각과 함께 천안함 사태로 인해 북한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는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으나, 기관은 연기금과 투신권의 저가 매수세를 바탕으로 대거 순매수에 나섰다.
연기금은 이날 2930억여원 가량의 매수세를 보이면서 지난 2008년 10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후 최대 규모의 매수세를 기록키도 했다.
오후 3시 한국거래소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359억원을 순매수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를 필두로 금융업, 운수장비, 철강금속, 서비스업, 화학, 유통업, 전기가스업, 운수창고, 건설업, 증권, 은행 등 전방위적으로 매수세를 나타냈다. 또한 이들 업종은 외국인들의 순매도 물량이 집중된 업종과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하이닉스(670억원), 삼성전기(446억원), POSCO(395억원), LG디스플레이(268억원), 한국전력(266억원) 등을 사들였다. 기관은 전일에 이어 외국인 매물이 대거 쏟아진 하이닉스를 이날까지 닷새째 사들이면서 낙폭을 1%대로 줄이는데 일조했다.
반면 LG전자(353억원), 삼성전자(138억원), SK텔레콤(105억원), SKC(82억원), KT&G(73억원) 등을 팔았다. 기관은 전일에 이어 LG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으며 이날까지 9거래일째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급락을 방어해 낸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닷새만에 순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시장 급락을 최소화했다. 기관은 이날 96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투신과 사모펀드, 연기금 자금이 밑바탕이 됐다.
종목별로는 네오위즈게임즈(40억원), 셀트리온(39억원), 서울반도체(26억원), CJ오쇼핑(18억원), 루멘스(17억원) 등을 사들였다. 매수 금액 상위 4개 종목은 기관의 매수세가 이틀 연속 유입되고 있으며 루멘스의 경우 닷새간의 순매도를 뒤로 하고 이날 순매수를 보였다.
기관은 모바일리더(41억원)와 심텍(38억원), 신한스팩1호(29억원), LIG에이디피(19억원), 성우하이텍(19억원) 등을 팔았다. 기관은 이날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모바일리더와 신한스팩1호를 대거 팔았다. 모바일리더는 이날 상한가를 찍기도 했으나 시장 분위기와 기관 매물에 급락 반전하며 10% 가량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