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꺼지지 않는 유럽 불안.. 이번엔 스페인발

입력 2010-05-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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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유럽발 혼란이 역내 금융기관의 경영 불안으로 번지면서 금융시장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스페인의 중앙은행이 지난 22일(현지시간) 경영난에 처한 가톨릭계 지방은행인 카하수르를 국유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4일 유럽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은행간 달러 자금 조달 비용이 계속 상승하는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세를 이어갔다. 채권시장에서는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 국채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카하수르는 스페인 은행 자산 전체의 1% 미만'이라는 성명을 발표해 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히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시장은 부동산 버블 붕괴로 경영 위기에 처한 지방은행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 향후 사태 확산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각국 정부가 그리스 위기의 파급을 막기 위해 긴축재정책을 단행한 것이 오히려 경기에 하방 압력을 가해 금융기관의 체력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급부상하고 있다.

24일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의 지표인 달러화 3개월물 금리는 지난 주말 대비 0.01% 상승한 0.51%로 10 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작년 7월이래 최고점에서 움직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는 유로존의 재정 위기 확산을 배경으로 유로화 매도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하락 반전했다. 장중 한때는 유로당 1.24달러대로 지난 주말 종가인 1.25달러대에서 한층 더 낙폭을 늘렸다.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안전성이 높은 독일 국채에 자금유입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였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독일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2.7%로 하락해 유로 도입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과 그리스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에 대한 스프레드는 다시 5% 이상 벌어졌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국채수익률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리스크 경계 분위기가 한층 더 고조될 경우 리먼발 금융위기 당시의 신용경색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향은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리보는 작년 가을부터 올해 3월까지 0.25~0.30% 정도로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였으나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포르투갈 등 주변국으로 확산된 4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재정위기에 직면한 국가의 국채를 대량으로 안고 있는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 내의 금융기관의 재무상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견해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중앙은행은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시장에 달러화 자금 공급을 재개했지만 금리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 21일 현재 집계 대상인 각 은행이 제시한 달러 리보 3개월물은 독일 주립은행인 웨스트LB가 0.555%로 16개 은행 가운데서 가장 높았고 영국 HSBC는 0.42%로 가장 낮았다.

일본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노린추킨도 0.52%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해 달러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를 휘감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제 금융거래는 대부분 달러화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유로존 은행을 중심으로 금리를 더 인상하지 않으면 달러화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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