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도요타의 화려한 부활?

입력 2010-05-12 09:24수정 2010-05-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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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경영으로 급선회...환율·원자재가 등 변수 관건

도요타자동차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흑자전환에 성공해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러나 대규모 리콜 사태와 요동치는 환율, 원자재 상승은 부담이다. 전성기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판매실적까지 감안하면 도요타의 부활은 험난한 여정의 시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화려한 부활 = 도요타는 11일(현지시간) 2009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2094억엔(약 2조57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800억엔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도요타는 대규모 리콜과 관련된 비용이 걸림돌이 됐으나 자동차 판매 회복과 비용감축 효과에 힘입어 전년도의 4369억엔의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의 매출은 전기 대비 8% 증가한 18조9509억엔이었으며 영업손익도 지난해 4610억엔 적자에서 1475억엔 흑자로 돌아섰다.

도요타는 2010년도 실적 전망을 통해 내년 매출은 전기 대비 1% 증가한 19조2000억엔으로 잡고 순이익은 전년비48% 증가한 3100억엔, 영업이익은 90% 증가한 2800억엔으로 2009년도 실적보다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 파란만장한 1년을 뒤로 = 도요다 아키오 시장은 이날 실적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수없이 힘든 선택을 했다”며 “한 순간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1년이었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작년에 도요타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자동차 레이스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포뮬러원(F1)에서도 손을 뗀데 이어 미국에서의 대규모 리콜사태까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주가는 연초 대비 9.9% 하락했다.

도요타는 지난 2월까지도 흑자전환은 꿈도 꾸지 못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가 예상보다 빨리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경기회복과 비용감축 효과도 있지만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1조엔 규모의 합리화 효과’라고 분석했다.

도요타는 개발단계에서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실험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시험차량의 제작대수와 개발기간을 대폭 단축해왔다.

부품공유화와 소재 메이커와의 정보교환 등을 통해 1조엔까지 원가를 절감시키는 전략도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 험난한 항해의 시작 = 도요타는 2010년도에도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도요타가 제시한 2010년도 영업이익은 업계 호황의 절정기였던 2007년도의 2조2703억엔의 1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올해 영업이익을 4000억엔으로 2007년도의 40% 이상까지 회복시키겠다고 밝힌 혼다보다 못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가 예전의 실적으로 회복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3가지 난관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첫 번째 난관으로 판매대수 회복을 꼽았다. 도요타는 올해 판매대수를 729만대로 잡았다. 특히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개척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올해 정부의 신차 구입시 지원책이 축소돼 올해 일본 국내판매는 24만대 감소할 전망이다. 북미 지역에서의 대규모 리콜로 인해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판매촉진 비용증가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난관은 요동치는 환율이다. 도요타는 올해 상정 환율을 달러당 90엔, 유로당 125엔으로 전년도보다 달러는 3엔, 유로는 6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도요타는 1엔이 등락할 때마다 달러에 대해서는 300억엔, 유로에 대해서는 50억엔의 영업이익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신문은 도요타가 엔화 강세에 대한 내성을 키우기 위해 해외 생산 확대 등 탄력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난관은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을 흡수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철강 업계에서는 올해 강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강판 가격이 오르면 생산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다.

도요타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고정비 감축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수익성 강화가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블룸버그
□ 공격적 경영 선회 = 도요타는 11일 실적발표와 함께 일본 국내외의 생산체제를 재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위기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전례없는 충격에 휩싸였던 만큼 공격적인 경영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의 현지 생산을 늘리고 일본 내 남아 도는 생산라인 일부를 통합키로 했다.

더불어 도요타는 전무 이상 임원의 상여금을 없앨 방침을 분명히 했다. 대표이사는 임원 보수의 일부를 반납하게 된다.

이는 대규모 리콜 사태를 계기로 지금보다 품질에 한층 더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회사의 굳은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도요타는 적자로 전락한 2008년도에 이어 2년째 임원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아키오 사장은 작년 7월부터 보수의 30%를 회사에 반납했다.

도요타의 이같은 변화에 시장에서는 도요타의 장래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어드밴스트 리서치 재팬의 엔도 고지 이사는 “원자재가 상승과 리콜 문제, 판매촉진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면서도 “도요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최저한의 수익은 확보해왔다”고 설명했다.

포르티스 자산운용의 기요카와 펀드매니저는 “미국에서의 리콜사태는 실적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문제는 환율”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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