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환시장 폭풍오나-엔저 파죽지세...와타나베 부인들 활개 조짐
(편집자주: 글로벌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에다 중국의 금리인상, 위안화 절상 조짐에 따라 달러·유로·엔·위안 등 주요 통화 가치가 급격히 변화할 전망이다. 각국을 둘러 싼 경제·정치적 환경도 외환시장의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4회에 걸쳐 글로벌 외환시장의 현황을 분석하고 전망을 모색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달러의 대반격 시작된다
② 위안 절상 언제쯤
③ 유로화 붕괴 현실화?
④ 안전자산 '엔' 과연 뜰까
최근 엔화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와타나베 부인들이 호기를 맞고 있다.
일본 경제가 희미하게 회복조짐을 드러내면서 증시도 원래 궤도를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파죽지세로 하락하고 있다.
유로화에 대해서는 등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 형상을 그리고 있다.
일본은 주요국 가운데 경기 회복세가 가장 더딘데다 물가하락 압력까지 더해지고 있어 기존의 양적완화 정책이 한층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는 제로 수준에 가까운 0.1%지만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한층 더 강도 높은 금융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실시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달랑 하나 남은 카드인 ‘금리인하’를 섣불리 단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엔 리보(LIBOR, 런던은행간금리)가 달러화 리보보다 싸지면 저금리 국가에서 자금을 빌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에서 투자수익을 올리는 엔 캐리트레이드가 활발해져 오히려 엔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엔 캐리트레이드가 정점에 달한 1998년에는 엔화 공급량이 늘어 달러ㆍ엔 환율은 147엔까지 곤두박질쳤다. 금리 차이로 인해 불붙은 엔 캐리트레이드가 엔화 가치를 더욱 손상시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0.25%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증폭되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들의 주전장인 호주에서는 4일 중앙은행이 금리를 4.5%로 0.25% 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고금리 통화국인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지난달 29일 금리를 동결했으나 2.50%로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일본과 주요국간 금리수준의 차이는 엔화 매도를 부추겨 엔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해외 경제가 빠른 속도로 개선될수록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셈이다.
따라서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 여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세계 경제성장과 보조를 맞춰 일본 경제도 회복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9%에서 4.2%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가운데 미국은 기존 2.7%에서 3.1%로, 일본은 기존의 1.7%에서 1.9%로 높여 잡았다.
일본 경제가 회복 조짐이 선명해지면 일본은행도 완화방침을 거둬들여 엔화 약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주식 시장이 수출주를 중심으로 상승 기조에 오르고 있어 엔화 약세에 대한 무조건적인 베팅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