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환시장 폭풍 오나
(편집자주: 글로벌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에다 중국의 금리인상, 위안화 절상 조짐에 따라 달러·유로·엔·위안 등 주요 통화 가치가 급격히 변화할 전망이다. 각국을 둘러 싼 경제·정치적 환경도 외환시장의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4회에 걸쳐 글로벌 외환시장의 현황을 분석하고 전망을 모색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달러의 대반격 시작된다
② 위안 절상 언제쯤
③ 유로화 붕괴 현실화?
④ 안전자산 '엔' 과연 뜰까
중국이 올해 1분기 12%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른 경제성장을 보임에 따라 중국의 위안화 절상 시기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이 다른 지역보다 빨라 자본의 과잉유입으로 인한 자산버블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특히 세계경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위안화절상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수출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이머징 국가인 인도와 브라질이 최근 출구전략을 시행한 것도 중국의 위안화절상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인도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됨에 따라 지난 4월2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브라질도 지난 4월29일 19개월만에 금리를 9.5%로 올렸다.
브라질과 인도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4월22일 중국의 환율통제 정책을 비판하고 위안화 절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은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 위안화 절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지난달 1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위안화 환율 절상은 중국의 경제ㆍ사회적 필요에 따라 결정할 것”이며 “위안화 절상이 무역균형을 맞춰주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과열이나 인플레이션 압력 같은 중국 내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이 조만간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예측해 아시아 몇몇 국가는 통화를 절상했고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단기차익을 노리는 핫머니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달러화에 6.8% 절상됐고 한국의 원화는 4.8%, 대만 달러화도 1.7% 각각 절상됐다.
중국으로 유입된 핫머니는 1월 56억달러(약 6조2244억원), 2월 57억달러에서 3월에는 205억달러로 급증했다.
미국이 저금리 기조를 적어도 올해 4분기까지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차익을 노리는 단기자본의 유입도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영국의 스탠더드앤차터드(SC) 은행은 중국이 상하이 엑스포에 맞춰 5월부터 위안화 절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 중국법인의 왕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 3분기 초나 여름에 위안화가 1차로 2~3%절상되고 점진적으로 추가절상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환율이 4~5% 하락해 2011년 말이면 달러당 6.17위안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국부펀드 운영사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하지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기성 자금인핫머니의 대량 유입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중국은 5~6월경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리스와 스페인 등 남유럽발 금융불안과 중국 주택시장의 안정이 위안화 절상 시기를 늦추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근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그리스와 포르투갈 및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면서 유럽발 금융불안이 고조됐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단시일내 해결되기 어려운 이 시점에 중국이 위안화 절상 등 금융시장의 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기는 부담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4월28일 발표한 금융시장발전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의 다른 경제발전 속도로 인해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현재의 느슨한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열양상을 보였던 중국 부동산 경기가 최근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 안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위안화 절상을 미루는 요인이다.
중국당국이 최근 2채이상의 주택구매자들의 은행 대출을 제한하고 지방정부가 가구당 주택 취득수를 제한하는 등 고강도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베이징, 상하이 및 선전 등 주요 대도시의 주택거래량은 대폭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이 지난달 28일 750억위안 규모의 1년만기 중앙은행 채권을 발행하는 등 춘제(구정, 春節) 이후 9200억위안의 시중자금을 회수하는 등 과잉유동성 해소에 나서고 있는 것도 당분간 금리인상이나 위안화 절상 같은 출구전략을 펼칠 의도가 없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2일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을 올해 들어 3번째로 인상했다.
지준율을 50bp 인상한 이번 조치로 3000억위안의 자금이 흡수되는 효과를 거두면서 자금의 과잉 유동성을 억제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야 6월초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고 위안화 절상 시기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쉐쉬런 중 재무장관은 “현재의 느슨한 통화정책과 경기부양정책을 계속 이행하겠다”면서 “안정적인 위안화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정부가 당분간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