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제약사, 美 제너릭 20% 생산...실질 수혜주
미국 상·하원이 25일(현지시각) 건강보험 개혁법 수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국내가 아닌 인도 제약사 등 외국 저가 제너릭(복제약) 생산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건보개혁이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에 진출해있는 여러 국가의 제약산업에 기회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미국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한 인도의 경우 당장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개혁의 주목적은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혜택 확대로 한정된 재원 내에서 건강보험 수혜율을 95%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취지인 만큼 약가인하 조절이 불가피하다.
이에 30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저가 제너릭 의약품 주 소비층이 될 전망이므로 신약개발이 주인 대형 제약사 보다는 미국 내에 자리 잡은 인도, 이스라엘 등의 저가 제너릭 제약사들이 수혜를 입을 확률이 높다.
실제로 인도 제약업의 경우 1998년 FDA에 3개 의약품을 등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08년에는 137개 품목을 등록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에 인도 제약사들은 미국 제너릭 의약품 중 20%를 생산ㆍ수출하고 있으며 2008년 기준 미국 처방의약품 1만2140품목 중 인도산은 1100개에 달한다.
또 FDA 실사를 통과한 GMP 시설도 152개다. 국내 제약회사들의 경우 cGMP급 공장은 소유하고 있지만 FDA 기준을 통과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비교되는 상황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미국 FDA에 등록된 한국산 의약품은 전무한 상태다. 미국 건보개혁이 국내 제약산업의 기회라고 판단하기 이전에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약가인하에 대한 압력이 지속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국 정부의 약가 협상력이 높아진 만큼 약가 인하 압력도 커질 것이며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며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보개혁이 국내 제약사들에게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문호가 넓어질 전망이므로 분위기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국 제약사 입장에서는 당장 투자로 연결될 수 있는 고리는 없지만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국내 제약업에서도 건보개혁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제약사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수혜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
동부증권 김태희 연구원은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가격이 낮은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어 중장기 관점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셀트리온은 이번 건보개혁으로 미국 마케팅파트너사인 호스피라(미국 제네릭 제조업체)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며 삼성전자가 허셉틴과 대장암치료제 '얼비툭스' 개발에 돌입하는 등 다양한 업체들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미래에셋 신지원 연구원은 “글로벌 약가 인하 사이클로부터의 낮은 노출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한 높은 노출도를 보유한 업체인 셀트리온과 LG생명과학이 실질적인 수혜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