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12살 소녀가 80세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걸어 이슈가 되고 있다.
9일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 따르면 리야드라는 보수적인 마을에 사는 이 소녀는 작년 8만5천 리얄(약 2800만원)의 결혼 지참금을 받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친의 사촌과 결혼했다.
당초 결혼에 반대했던 모친이 딸을 대신해 이혼소송을 냈다가 철회됐다. 하지만 사우디 인권위원회가 변호사를 선임해 이 소녀를 대신해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알라노드 알 헤자이란 변호사는 "우리의 관심은 이번 기회에 어린이 인권 보호조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인권위는 소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사우디 인권위는 이번 이혼소송이 패소하더라도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결혼 최저연령이 정해져 있지 않은 사우디에서는 빈곤층에서 어린 딸을 나이든 사람에게 결혼시키는 풍습이 남아있기에 이 상황이 가능하다.
어린이 결혼 문제는 그동안 사우디에서 가족 문제로만 여겨왔으며, 사우디 인권위가 이 문제에 개입한 것은 처음이다.
현지 인권운동가들은 최저 결혼 연령을 16~18세로 정하는 법안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연 12세 소녀의 이혼 소송이 받아들여져 사우디의 결혼 풍습을 바꿔 놓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