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등 피해 예상... 업계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평가 이뤄져야"
지난해 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경제성 평가를 통한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200억원대 고혈압치료제 시장에 대한 평가가 본격화되면서 제약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사업'이란 현재 보험 급여에 등재된 의약품들을 대상으로 경제성 평가를 통해 약가를 재조정하는 것으로 지난해 편두통, 고지혈증 치료제 시범평가를 통해 각각 21억원, 453억원의 약제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
심평원은 고혈압치료제에 대한 지난 8월 연구용역을 체결하고 제약사와 관련 이해 당사자를 대상으로 평가지표 개발 등 진행상황에 대해 10월에 워크샵을 실시했다.
또 이달 중으로 고혈압을 제외한 1차년도 평가대상 나머지 5개 효능군에 대한 연구용역 공고 및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특히 고혈압치료제의 경우 1200억원대의 거대한 시장이고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이 주력으로 키우고 있는 품목들이 대거 포함돼 평가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19일에 열린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워크숍에서 심평원 고혈압 약제평가연구팀 김진현 교수가 밝힌 고혈압치료제 목록정비의 핵심은 약제간 차이가 없을 경우 투약비용으로 평가한다는 것으로 쉽게 얘기해서 고혈압치료제들의 임상적 효과를 비교해서 차이가 없으면 1일 투약비용을 비교해서 목록정비를 실시한다.
최종적인 결과는 내년 초에 발표되는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공통지표와 개량지표의 산출을 통해 도출된다. 현재 급여목록에는 고혈압치료제 134개 성분 1233품목이 등재돼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고혈압치료제 시장은 1조원대로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는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외에 대부분의 제약사에서 경쟁적으로 고혈압치료제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들에 대한 경제성 평가에서 고지혈증 치료제처럼 결과가 나온다면 최대 30%가 넘는 약가를 인하해 제약사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이번 고혈압치료제 경제성 평가가 어떤 기준으로 이뤄지고 약가 인하폭은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위권 제약사 관계자는 "지난해 고지혈증 치료제에 대한 시범평가 결과 평가에 대한 기준이 계속 변해서 신뢰부분에 문제가 있었다"며 "제약사 주력품목들이 들어 있는 고혈압 치료제에 대한 약가 인하는 정밀하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고지혈증 치료제에 대한 경제성 평가 결과 비용 대비 효과 분석에서 5~35.9% 수준의 약가 인하를 하도록 했으나 제약사들의 충격을 고려해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심평원은 앞으로 당뇨병약과 호흡기관용약, 알러지치료제, 소염진통제, 근이완제와 통풍치료제, 마약성진통제, 항혈전제, 혈액대용제, 지혈제, 빈혈치료제 등 총 10개 군의 목록을 정비한다.
2010년은 정신흥분제 및 치매치료제, 간질치료제, 항정신병약, 우울증치료제, 항불안제 및 수면 진정제 등 16개 군을, 2011년에는 부신피질호르몬제와 성장호르몬제, 갑상선질환용제, 피부감염증치료제, 이비인후과용약 등 16개 군을 대상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