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R&D 총괄 사장 “슈가논 이후 신약 부재의 한계를 기술력과 전략으로 극복할 것”
동아ST가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항암·면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이후 신약 부재의 한계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재홍 동아ST R&D 총괄 사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컨벤션&엑시비션 센터에서 열린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항암, 면역·염증 질환 치료에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기존 비뇨기·대사·내분비 질환 치료에서 방향을 틀었다”며 “2015년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이후 신약 개발 성과가 없었다. 신약 부재의 한계를 기술력과 전략으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아ST는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 14개, 초기 및 전임상 단계 24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소개했고 특히 면역항암제 ‘DA-4505’, 치매치료제 ‘DA-7503’ 등 주요 임상 자산의 경쟁력을 고객사들에 집중 홍보했다.
특히 DA-4505는 아릴탄화수소수용체(AhR) 길항제로, 면역억제 환경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의 면역항암제로 주목받는다. 국내 임상 1상에서 고용량 투여 시 안전성을 입증했고, 프로그래밍된 세포 사멸 단백질 -1(PD-1) 억제제와 병용 시 항암 시너지를 보였다. 치매 치료제 DA-7503은 타우 단백질을 표적하는 저분자 기반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동아ST는 2026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 등을 통해 글로벌 임상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동아ST는 외부 기술도입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장도 병행 중이다. 박 사장은 “이번 바이오USA 기간 동안 50건 이상의 파트너링 미팅이 예정돼 있다”며 “라이선스 인·아웃 기회를 적극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동아ST는 2023년 말 ADC 플랫폼 기업 앱티스를 인수하며 ADC 신약 개발 기반을 확보했다. 앱티스의 ADC 링커 플랫폼 ‘앱클릭(AbClick)’은 3세대 링커 기술로 간단하면서도 비용 효율적인 접합 공정을 통해 고부가가치 ADC를 개발해 최적의 면역접합체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박 사장은 “앱클릭 기반의 위암·췌장암 타깃 ADC 후보물질인 AT-211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25년 상반기 안에 국내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유효성이 입증되면 ADC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외에도 연구개발 투자의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해 약물전달 시스템(DDS),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반 기술 등의 플랫폼 내재화, 외부 파트너링, 개량 신약 개발 등을 통한 단기 매출원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박 사장은 “중견 제약사가 생존하려면 기술수출을 전제로 한 과감한 R&D 투자가 필요하다”며 “동아ST에 합류한지 4년이 됐는데 아직 동아ST가 어떤 회사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 좀 더 발로 뛰면서 설명해야 한다. 많은 것을 알리고 공유하겠다. 옛날에 알던 동아가 아니라 새로운 것들을 하고 있다는 걸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