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사천피?"…美상장 '韓ETF'에 1년반만 최대자금 유입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EWY)에 이달 들어서만 1조 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반 만에 월간 기준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대형주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본격적으로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15일 블룸버그와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에는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7억7285만달러(약 1조584억 원)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2023년 1월(12억9861만달러)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다.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자금이 유출되다가 지난 5월(2억7446만달러) 매수 우위로 전환했고, 이달 매수세가 더 강해졌다.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는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대표 패시브 상품으로, 국내 증시에 직접 투자하기 힘든 해외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국내 상장 개별 종목보다는 국내 증시 자체에 대한 매력이 크다는 판단이 상품 투자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품 구성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B금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NAVER △현대차 △셀트리온 등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비중은 각각 20.8%, 10.94%에 달한다.

상품 발행좌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발행좌수는 지난해 말 6만250좌에서 지난 4월 5만1450좌로 감소했다. 그러다 지난달 29일 5만3050좌, 지난달 30일 5만4500좌로 소폭 늘었고, 지난 10일 기준 6만1200좌로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최근 2주 사이(5월29일~6월12일)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주가가 12.85%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로의 자금 유입은 시총 상위 대형주의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고, 이는 코스피 지수 전체를 끌어올려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올 초 큰 주가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한 대형 반도체주로의 자금 유입이 기대돼 추세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감지된다. 실제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8585억 원, 1조1744억 원 순매수했고, 이달 두 종목의 주가는 각각 3.74%, 15.16% 올랐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코스피는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이 견인 중"이라며 "외국인 매수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현재 지분율은 31.4%이고, 과거 10년 평균이 약 33.3%임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매수 여력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또 "(코스피) 밸류 리레이팅(가치 재평가)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며 "신정부 이후 자본시장 선진화 관련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및 저PBR(주가순자산비율) 해소에 대한 외국인의 기대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