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호 SK이노베이션 사장, 위기 속 새판짜기 착수

SK,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곧 개최
주력계열사 SK이노 사령탑 교체
中공급과잉·캐즘 등 비우호적 환경
어깨 무거운 장용호 사장

▲SK 서린빌딩. (SK)

취임 일주일을 맞은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중책을 안고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선다. 실적 개선과 자산 효율화, 내부 조직 정비 등 다양한 과제를 마주한 가운데, 향후 그룹 차원의 경영 방향성과 맞물려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3~14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그룹 내 3대 전략 행사로 꼽힌다. 올해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투자,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 현황에 대한 점검과 함께 그룹 전반의 전략적 방향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최태원 SK 회장이 올해 회의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관계자는 “최 회장의 참석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는 해외 출장으로 화상 참석했음을 고려하면, 이번 회의에 대한 그룹의 내부적 긴장감이 감지된다는 분석도 있다.

SK는 앞서 지난달 28일, 정기 인사 시기를 벗어나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했다. 장 사장은 기존 SK㈜ 내 에너지 투자 분야를 총괄해온 인물로, SK이노베이션의 전통 사업과 신사업 모두를 이해하는 내부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추형욱 SK E&S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해 에너지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친 협업 체계를 갖췄다.

장 사장이 당면한 핵심 과제는 세 가지다. 우선 정유·화학 부문의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 상황 속에서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446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으며,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전기차 수요 둔화의 여파로 흑자 전환에 고전하고 있다.

내부 조직 정비도 시급하다. 사령탑 교체 이후 사내 분위기와 시장의 시선을 수렴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결속을 이끌어내는 것이 장 사장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장 사장은 취임 첫날 CEO 레터를 통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원팀 정신으로 경쟁력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리밸런싱 전략도 실행 중이다. SK온은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계약에 따라 2026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해야 한다. 최근 일각에서는 SK온 매각설도 제기됐지만, 회사 측은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구체적인 리밸런싱 방향은 향후 시장 환경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정해질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재무 건전성과 투자 여력 확보는 리스크 요인인 동시에 향후 성장 기회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배터리 부문은 SK그룹의 핵심 성장축인 동시에 재무 부담 요인”이라며 “향후 성과 가시화 여부가 그룹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그룹 내부에서는 장 사장이 가진 전략 기획 능력과 그룹 핵심사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빠른 조직 안정과 수익성 반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기점으로 SK이노베이션의 향후 1~2년 성패를 가를 중대 분기점이 마련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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