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침묵’...계파 갈등 위기감 고조

지도부, 거취 표명 없이 침묵
친한계, 김·권 지도부 사퇴 촉구
친윤계선 ‘비대위 유지’ 거론도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6·3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4일 오전까지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책임론’에 따른 사퇴 촉구가 잇따르는 만큼 조만간 지도부 결단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쇄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어 향후 계파 갈등이 분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거취와 관련한 입장 발표 없이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 참석하는 등 외부 일정만 소화했다. 당내 일부 의원들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패배를 승복하는 메시지를 올릴 뿐이었다. 아직 지역에서의 대선 업무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 것이란 관측이 상당하다.

의원총회가 열리면 대선 패배 책임론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국민께서 ‘불법 계엄’과 ‘불법 계엄 세력을 옹호한 구태정치’에 대해 단호한 퇴장 명령을 내리신 것”이라며 친윤(친윤석열)계를 겨냥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원총회 결과로 친윤계 중진 의원들이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쇄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친한계 의원들은 ‘김용태 비대위·권성동 원내지도부’ 동반 사퇴를 촉구했다.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살려면 변해야 한다”며 “‘국민이 놀랄 변화’를 약속하고도 지키지 못한 김용태 비대위는 즉시 해체하고, 대선판을 협잡으로 만들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했다. 한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불법 계엄을 하나 돼 막지 못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단호히 절연하지 못했다. 경선 과정에서 지도부의 비이성적 행태로 정당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모습까지 보였다”면서 “권력 앞에 고개 숙이며 민심을 외면했던 구태 세력들을 반드시 걷어내겠다. 그러기 위해 현 지도부는 지체없이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친윤계는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며 대선 패배 책임을 희석하려는 전략을 꾀할 것이란 말이 국민의힘 내에서 거론된다. 전당대회 없이 새 비대위원장을 세워 당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미 한동훈 전 대표가 친윤계를 저격하는 말을 대선 기간 공공연하게 해왔다. 친윤계는 공포감에 드리워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당대회 때도 63%의 지지율로 압승한 데 이어 지난 대선 경선 때도 2위를 한 바 있어 전당대회가 열리면 한 전 대표를 막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당권을 두고 향후 친윤계와 친한계 간 내홍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들은 앞선 대선 과정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범보수 후보 단일화 등을 놓고 갈등을 표출한 바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KBS 라디오에 나와 “김문수 후보가 받은 41%가 전부 다 보수표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상당히 복잡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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