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교체 파동부터 아들 리스크까지...정국 흔드는 변수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원주행복마당에서 유세를 마친 후 언론 인터뷰에 앞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1대 대통령을 뽑는 6·3대선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4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진 60일짜리의 숨가쁜 조기대선이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의 등장에 정국은 시시각각 요동쳤다. 국민의힘은 후보교체 파동을 딛고 '반명 빅텐트' 결집에 나섰지만 핵심 과제였던 보수 진영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아들의 사법 리스크,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설화 리스크에 직면했다. 유시민 작가의 여성 비하 논란, '리박스쿨' 공방도 표심을 가를 주요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 동안 연쇄 악재들이 물밑에서 어떻게 판세를 움직이고 있는지 초미의 관심사다.

대선후보 교체 파동과 尹의 탈당

지난달 10일. 국민의힘은 김문수 대선 후보 측과 한덕수 무소속 후보 측의 단일화 협상이 두 번 연속 결렬되자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동시에 열어 속전속결로 후보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대통령 선출 절차 심의 요구를 비롯해 김 후보 선출 취소, 한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고, 선관위는 새벽 3시부터 한 시간가량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았다. 이 틈을 타 한 후보는 국민의힘에 단독으로 대선 후보 등록을 신청했다.

후폭풍은 거셌다.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자충수에 당내에선 "한밤중 기습 쿠데타처럼 민주적으로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를 취소시키고, 사실상 새 후보를 추대하는 막장극을 자행하고 있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는 비판이 쇄도했고, 결국 후보 변경 찬반을 묻는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교체 작업은 무산됐다.

대선 후보 지위를 회복한 김 후보가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화합의 메시지를 내며 전열을 재정비했지만 당 선대위와 김 후보 캠프는 한동안 단일대오를 이루지 못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취도 뜨거운 감자였다. 보수진영에선 중도층 외연 확장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및 출당을 요구했고,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취임 사흘 만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권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권고 이틀 만인 17일 자진 탈당했다. 그러나 나흘 뒤인 21일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하면서 국민의힘은 발칵 뒤집혔다. 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달 31일엔 윤 전 대통령이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에서 대독 메시지를 통해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29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1번가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대역전의 서막, 안양 집중유세에서 김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李, 호텔경제학과 아들 사법리스크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텔경제학' 이론도 논란을 샀다. 호텔경제학은 호텔 예약을 중심으로 한 이재명식 경제순환론이다. 한 여행객이 호텔에 낸 예약금이 가구점, 치킨집, 문구점 소비나 빚 탕감으로 이어지면서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환불받아도 돈이 돈다는 이론이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과 지역 상품권 같은 정책으로 확장 재정을 펴야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해당 이론은 1차 TV 토론 이후 '커피원가 120원' 발언과 함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단일화무새' 비판, 결국 무산

대선 종반부 최대 변수로 꼽혔던 보수 진영의 단일화는 사실상 불발됐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반명 빅텐트를 위해 이준석 후보에 대한 단일화 구애를 이어갔지만 이 후보는 철벽 방어로 완주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결국 국민의힘은 "단일화에 계속 목매달면서 모든 이슈가 거기에 빨려들어가는 건 적절치 않다"(장동혁 종합상황실장)며 단일화를 포기했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문수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게 이준석 후보의 미래를 만드는 길이다. 지금은 김문수, 미래는 이준석"이라고 말하면서 '준찍명(이준석 찍으면 이재명이 된다) 캠페인'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31일 인천 중구 월미도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개혁신당 제공) 2025.05.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제공=뉴시스)

대선 막판 부상한 설화리스크...가족 논란에 리박스쿨 공방까지

이준석 후보의 27일 제3차 TV 토론 발언도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작성했다는 의혹이 있는 글을 인용, 여성 신체를 언급하며 폭력적인 표현을 사용해서다. 정치권 내에선 사퇴 요구가 빗발치며 파장이 확산했고, 정치권 밖에선 이 후보에 대한 고발이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사과한다"면서도 비판의 대상은 자신이 아닌 이재명 후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계기로 이재명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장남이 온라인 도박 및 음란한 댓글을 올린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이 확정된 것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도박 자금과 증여세 포탈 등을 함께 의심하며 국세청에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잘못 키운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선을 불과 엿새 앞두고 나온 유시민 작가의 설난영 여사(김문수 후보 아내) 관련 발언도 뭇매의 대상이다. 유 작가는 설 여사를 향해 "유력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 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가 없는 자리다. '제정신이 아니다' 그런 뜻"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리박스쿨이라는 보수 성향 단체가 댓글 조작팀을 만들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의혹도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아들과 유시민 작가의 부정 이슈를 덮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다. 댓글 공작에서 음습한, 민주당의 공작 냄새가 난다"고 반박했지만 민주당은 표심 호소를 위한 공세 고삐를 바짝 쥐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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