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요 의존도 '52.7%→58.4%' 늘어

우리나라 제조업 국내총생산(GDP)의 해외 수요 의존도가 급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비중이 24.5%로 주요 제조업 경쟁국보다 높아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할 경우 생산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 제조업 국내 및 해외 수요 의존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2023년 우리 제조업 GDP는 4838억 달러로, 2000년 1612억 달러 대비 세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우리 제조업 GDP의 해외 수요 의존도는 52.7%에서 58.4%로 늘었다.

2023년 우리 제조업 GDP(4838억 달러)의 41.6%(2014억 달러)는 국내 수요, 58.4%(2824억 달러)는 해외 수요로 각각 유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에 비해 2023년 우리 제조업 GDP 국내 수요 의존도는 감소(47.3%→41.6%)하고 해외 수요 의존도는 증가(52.7%→58.4%)하면서 해외 수요가 우리 제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GDP 해외 수요 의존도가 국내 수요보다 더 높은 우리나라, 독일과 달리 미국, 중국, 일본은 제조업 GDP의 자국 내 수요 의존도가 더 높았다. 미국(75.9%)과 중국(70.1%) 제조업 GDP의 자국 내 수요 의존도는 70%를 넘었고 일본(59.4%)도 절반 수준을 웃돈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우리 제조업 GDP의 국가별 수요 의존도는 미국(13.7%)이 가장 높았고 중국(10.8%)과 일본(2.6%)이 뒤를 이었다. 다만 2000년 대비 2023년 우리 제조업 GDP의 미국 수요 의존도는 감소(14.8%→13.7%)한 반면 중국 수요 의존도는 두 배 이상 증가(4.8%→10.8%)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우리 제조업 GDP의 미・중 수요 의존도는 24.5%로 주요 제조업 경쟁국(일본 17.5%, 독일 15.8%)보다 높았다. 미ㆍ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고 양국 경제활동이 위축될 경우, 다른 경쟁국보다 우리 제조업 생산에 더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로 해외 수요 의존도, 특히 미ㆍ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제조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제조업 뒷받침 없이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제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