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선 후보들이 유세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5주간 전국을 돌며 총 100명의 시민을 만나 그들의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청취하는 ‘직업 100 인터뷰’ 프로젝트를 유튜브 등을 통해 선보이고 있죠.
이처럼 실제 내가 관심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의 고충과 직업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대선 후보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굳이 시간을 내 깊은 이야기를 해줄 사람을 찾는 건 쉽지 않은데요.
하지만 게임 중에선 실제 직업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 호평을 받는 작품들이 종종 나옵니다. 일부 게임은 실제 직업 교육 현장에서 활용된다고 할 정도로 실제를 잘 구현해 놨다는 평가도 받고 있죠.
간혹 그 직업을 콘셉트로 한 게임을 플레이하다 관심이 생겨 실제 해당 직종에 취업했다는 사례도 나오는데요. 어떤 게임들이 현실감 있는 직업 체험을 잘 구현해 놓았을까요.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대형 화물차를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몇 시간이나 운전하고, 워라벨은 어떤지 궁금한 적도 있으실 텐데요.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시리즈는 화물차 운전사들의 고충을 느껴볼 수 있고, 현실성이 상당해 많은 게이머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 시리즈는 단순히 화물만 운송하면 끝나는 것이 아닌 실제 화물차 운전사가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현실성을 담아 접목했어요. 대체로 차량을 움직이는 게임들은 속도감, 타 차량과의 경쟁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죠.
의뢰받은 화물을 배송 시간 내에 전달해야 하고, 손상 없이 배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운전 중 다른 차량과 충돌하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수리비, 범칙금 등이 청구돼 배송을 완료해도 오히려 돈을 잃는 상황도 종종 생겨요.
차량 수리나 점검을 제때 하지 않으면 기어 변속 불가, 시동 꺼짐 등 여러 고장으로 고생하게 되고, 실제 운전 중에 볼 수 있는 일부 과격 운전자들의 운전 행태도 구현돼 있어 게임 중 실제 운전할 때처럼 짜증을 냈다는 후기도 종종 볼 수 있죠.
본편의 현실성도 상당한데, 이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이 만든 모드로 더 사실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게임 내 라디오 기능을 실제 라디오 채널과 연계시키는 모드, 유럽이 아닌 다른 대륙의 국가로 편집한 모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현실감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삭막한 도시를 떠나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증가 추세라고 하죠. 하지만 막상 귀촌했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본인이 귀촌의 삶, 특히 농부의 삶에 어울리는지 미리 확인하고 싶다면 ‘파밍 시뮬레이터 시리즈’가 있어요.
플레이어가 트랙터 등 여러 농기구를 이용해 극도로 현실적인 농업, 축산업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을 통해 전 세계의 최신 농기구들을 사용해 볼 수 있는 것이 강점이죠.
자연현상도 구현돼 있습니다. 비는 물론이고 우박, 천둥, 토네이도 등 기상 이변도 겪을 수 있어요.
과거 작품들은 서양권에서 주로 재배하는 작물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한국 등 아시아권 게이머들에게는 친숙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작들에서는 벼, 시금치, 녹두 등이 추가되는 등 아시아 게이머들을 겨냥한 업데이트들이 이뤄져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어찌 됐던 결국 게임입니다. 현실성이 게임성을 크게 충돌하게 되면 게임의 재미를 위해 일정 부분은 타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시리즈는 그러지 않았어요.
이 게임은 전 세계의 주요 공항들을 정밀하게 재현한 것은 물론 실제 비행기 조종 칸을 그대로 재현한 인터페이스를 갖췄죠. 기상 상황, 비행기의 상태, 공항에 따라 착륙 난이도가 달라지고, 실제 조종사처럼 수많은 버튼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실제 비행 상황을 재현하는 데 큰 비중을 들인 만큼 이 게임을 실제 조종사 기초 훈련에 쓰는 곳도 있죠. 이러한 명성은 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 1982년에 출시된 이후 계속돼 9·11 테러의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 조작법 연습을 이 게임 시리즈로 처음 시작했다는 루머가 돌 정도였어요.
현실성이 가장 큰 중점이지만, 게임성도 지속해서 늘려나가 최근 작품들에는 조종사의 인생을 살아보는 커리어 모드가 존재해 키우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자가용을 보유한 분들이라면 한 번씩 점검이나 수리를 맡겨야 하는 일이 있을 텐데요. 방문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전문 용어를 써가며 얘기하면 무슨 소리인지도 잘 모르겠고 수리비가 생각보다 비싸게 청구되면 속는 거 아닌가 싶은 기분도 들죠.
'카 메카닉 시뮬레이터 시리즈'를 플레이하면 정비공이 대략 어떤 일을 하고, 차량 점검에 관해 일정 지식도 얻을 수 있어요. 이 작품은 도장, 재조립, 시운전 등 자동차 수리 과정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이외에도 차 정비소로 돈을 벌어 내가 원하는 종류의 차를 수집할 수 있는 요소도 갖춰져 있어 수집 욕구가 있는 게이머라면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어요.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할 때 느릿느릿 심사를 진행하는 심사관들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 한 번쯤은 있을 텐데요. 이 게임을 해보면 심사관들의 심정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갈 수도 있습니다.
'페이퍼스 플리즈'는 1980년대 가상의 공산주의 동유럽 국가의 국경 검문소에서 이민 심사관으로 플레이하는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수시로 바뀌는 입국 규정에 맞춰 입국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게이머는 자신의 결정에 따라 국가의 정세가 바뀌고 결말도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게이머의 주요 업무는 입국 희망자의 서류를 검토하는 겁니다. 문서 정보 일치 여부, 위조 여부, 만료일 등을 확인하고 입국시킬지를 결정해요. 의도적이든 실수든 알맞지 않은 서류를 들고 온 사람의 입국을 허가해주면 상급자로부터 일정한 제재를 받고, 일정 횟수 이상 실수를 하면 수용소에 들어가는 베드 엔딩을 맛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