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꼭 보고 싶은 책이 한 번쯤은 생기기 마련입니다.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책일 수도 있고, 우연히 들은 좋은 강연에서 추천한 책일 수도 있죠. 그런데 책을 쉽게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절판된 지 한참 지난 책이라면 구하기가 복잡해져요.
과거 법정 스님이 썼던 저서들이 대표적인 사례죠. 법정 스님의 책들은 스님의 선종 이후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 내 이름으로 출판됐던 모든 출판물을 더는 출간하지 말아달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절판됐고, 이후로는 중고 서점에서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어요.
그보다 더 최근에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구매가 폭등하며 출판사가 급하게 더 찍어내기 전까지 신권을 구하기가 힘들었죠. 이외에도 대학 리포트 등 논문 작성을 위해 살펴봐야 할 도서나 학술 자료가 있지만, 출판된 지 많은 시간이 지나 쉽게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해요.
발품을 팔아 중고 서적을 구매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경우도 상당합니다. 웃돈을 주고도 못 사는 경우도 있죠. 이럴 때는 국회도서관이나 국립중앙도서관을 통해 구하고 싶은 책의 ‘우편 복사 서비스’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편 복사 서비스를 신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편 복사 서비스’는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 등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도서관 소장 자료의 복사본을 우편으로 제공해주는 제도입니다.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책이나 학술 자료의 일부를 간단한 절차를 거쳐 복사물을 받아볼 수 있어요.
서비스를 신청하고 싶다면 온라인상에서 ‘국회도서관 누리집’ 웹사이트나 '국립중앙도서관' 웹사이트에 접속해 우편 복사 섹션에서 신청하고 싶은 책을 선택하고 주문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주문서 작성 시에는 먼저 신청하고자 하는 책을 검색해 찾은 뒤 복사를 원하는 범위를 지정해야 돼요. 스프링 제본이나 책 제본 중 선택할 수 있고, 출력용지 크기, 흑백·컬러 출력 역시 설정 가능합니다. 신청 후 실제 수령은 빠르면 3일, 늦으면 9~10일 정도가 소요돼요.
주의사항도 몇 가지 있습니다. 저작권 보호 차원에서 저작권이 있는 책을 신청할 때는 최대 3분의 1분량까지만 복사 및 제본이 가능해요. 예를 들어 300페이지 분량의 책이라면 최대 100페이지까지만 복사 요청을 할 수 있죠.
복사 서비스는 무료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복사 페이지의 수량, 제본 방식, 컬러·흑백 여부에 따라 가격은 달라져요. 신청 후 입금 안내 문자가 발송되는데, 10일 내로 결제하지 않으면 신청은 자동 취소됩니다.
또한, 접수 1건당 최대 5권까지 신청할 수 있어요. 6권 이상 복사 서비스를 신청하고 싶다면 추가 접수가 필요합니다.
이제 구하기 어려운 책이 있다면 우편 복사 서비스 제도를 한 번 이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