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재설정' 도입⋯최 회장 약속, '정보보호혁신위' 구성 착수

연락처·인증서 등 저장정보 그대로… 금융기관 재인증 불필요
"셀프 유심 재설정 불가…고객신뢰회복위원회 1∼2주 내 구성"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보안 전문가·법조인 등 영입 나설 전망
그룹 보안 수준 진단·거버넌스 확보 모색…정보보호 핵심 어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 해킹 사건과 관련해 SKT는 유심 교체와 동등한 효과를 내는 유심 재설정 기능을 도입하기로 하고,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약속한 '정보보호혁신위원회' 구성에 돌입했다.

SKT는 실물 유심 교체 없이 유심 일부 정보를 변경할 수 있는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유심 재설정은 유심에 존재하는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및 '사용자 직접 저장 정보' 중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일부를 새 정보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해당 정보가 변경되면 누군가 기존에 유출된 유심 정보를 확보해 복제를 시도하더라도 시스템 접속이 차단된다. 또한 네트워크의 여러가지 기능이 동시에 작동돼 유심교체와 동등한 효과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유심 재설정은 변경하는 정보 외 유심 내 사용자 저장 정보를 유지할 수 있어 유심 교체와 달리 금융인증서나 티머니, 연락처 등을 재설정할 필요가 없다. 금융기관 신규 인증도 필요 없어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유심과 이심(eSIM) 사용자 모두 이를 이용할 수 있다.

SKT는 기존 유심 교체와 마찬가지로 우선 유심 교체 문자를 받고 T월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제공하며 추후 대상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유심 재고 물량이 늘어나는 12일부터 유심 교체 예약 고객에게 예약 일정 안내를 확대한다. 유심 재설정 고객이 향후 실물 유심으로 교체를 원할 경우 전국 T월드 매장에서 1회 무료로 교체할 수 있다.

SKT는 고객신뢰회복위원회를 2주 내 구성하고 고객 안심 대책 수립에 나선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이날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고객신뢰회복위원회에 대해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1~2주면 고객신뢰회복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본다”며 “유심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가 아니고 고객을 안심시켜드리고 신뢰회복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현재 위원회 외부 인사에 대해 리스트업을 하고 있고, 이후 연락을 드려야한다”며 “위원회의 고객 요구사항과 저희가 준비한 것들을 바탕으로 항목별 테마별로 나누는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데 구체화하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그룹 전반의 보안 체계를 강화할 '정보보호혁신위원회' 구성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회장은 7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SK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보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보보호혁신위원회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내·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형태로 꾸려질 전망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 주요 관계사 경영진이 모여 그룹 차원의 경영 어젠다 방향성을 논의하고 시너지를 모색하는 최고의사협의기구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 꾸려질 정보보호혁신위원회는 별도 위원회보다는 기존 위원회 산하에 꾸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객관적인 위원회 구성을 강조한 만큼 정보보호혁신위원회에는 유수의 정보 보안 전문가와 학계 인사, 법조인 등이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화이트 해커 섭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