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도 상경투자 못 막는다?…강남구 매수세 ‘여전’, 광진·강동은 풍선효과

▲2025년 서울 자치구별 집합건물 매수 중 지방 투자자 비중 변동.

지난달 지방 투자자의 서울 주택 매수세가 강남구와 함께 광진·강동구 등 인근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서울 전체 지방 투자자 비중은 3월과 비교할 때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지역별로는 강남구와 그 주변 지역에 몰린 것이다.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 이후에도 서울 핵심지와 규제를 피한 차상급지를 중심으로 상경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 외곽지역에선 지방 투자자 비중이 되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강남지역과 대조를 이뤘다.

1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 4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매수자 가운데 지방 투자자의 비중은 26.7%로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총 1만2351건의 서울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 가운데 지방 거주자는 3299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지방 투자자 비중은 우하향이 지속 중이다. 1월 28.6%에 이어 2월 27.9%로 하락했고 3월과 4월은 26%대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뜯어보면 지방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강남구를 포함한 특정 지역에 한정됐다. 통계 분석 결과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가운데선 강남구에 지방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달 강남구의 상경 투자자 비중은 29.8%로 3월 25.8%보다 4%포인트(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서초구 27.0%에서 29.1%로 2.1%p 늘었고, 송파구는 25.5%에서 28.0%로 2.5%p 증가했다. 특히 송파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지방 투자자 비중이 각각 32.2%와 35.0%에 이를 정도로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주춤한 모양새다.

아울러 강남구와 함께 지방 투자자가 몰린 지역은 광진구와 강동구 등 토허제 재지정 이후 풍선효과(한 곳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상황)로 집값 상승세가 뚜렷한 곳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강동구의 지방 투자자 비중은 37.5%로 3월 31.0% 대비 6.5%p 급증했다. 또 광진구는 이 기간 23.6%에서 34.6%로 11%p 치솟는 등 매수세 쏠림 현상이 포착됐다.

반면 서울 외곽지역은 지방 투자자의 발길이 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서구의 지방 투자자 비중은 3월 26.4%에서 4월 25.5%로 0.9%p 하락했고, 강북구는 같은 기간 15.0%에서 18.0%로 3%p 감소했다.

광진구와 강동구 일대 집값은 가격대가 강남 3구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또 토허제에서 벗어난 곳으로 투자를 위한 갭투자 등이 자유롭다. 지방 거주자의 서울 주택 매수 목적은 투자가 대부분인 만큼 이들 지역에 매수세가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서울 주택을 사들일 때 대부분 전세를 끼고 매입하거나 아니면 매입한 뒤 전세를 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토허제로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 강남 3구나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을 매입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대선 등 정치 변수가 남은 만큼 강남 3구 외 지역으로 지방 투자자가 장기간 지속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 위원은 “앞으로 대선 등의 영향으로 정권이 바뀔 수 있고, 이 경우 부동산 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 토허제도 6개월 시행으로 한시적인 만큼 정책 변화에 따라 지방 투자자의 집중 매수 지역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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