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ㆍ메가박스 합병⋯"콘텐츠 중심의 산업 구조 개편으로 나가야"

2019년 이후 매출 8000억 증발한 극장가⋯합병으로 회복할까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 로고.

중앙그룹과 롯데그룹이 영화 관련 계열사인 메가박스중앙ㆍ롯데컬처웍스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위기를 겪고 있는 영화산업이 새로운 활력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과 자칫 다양성이 축소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9일 영화계에 따르면, 전날 두 그룹은 극장 및 영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화 계열사 합병 MOU를 체결했다. 합작 법인은 두 그룹이 공동 경영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투자유치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메가박스중앙은 △메가박스(영화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투자배급사) △플레이타임중앙(실내 키즈 테마파크)으로,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영화관) △롯데엔터테인먼트(투자배급사) △샤롯데씨어터(극장)로 주요 사업이 구성돼 있다.

두 그룹은 영화관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제작 및 투자배급에서도 나름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콘텐츠 투자에서도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극장 산업은 급속히 기울고 있다. 2024년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19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669억 원) 감소했다. 전체 관객 수 역시 1억231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201만 명) 줄었다. 특히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으로 제작ㆍ개봉한 상업영화 37편의 평균 추정수익률은 –16.44%다. 코로나19 이후 계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개봉했던 2019년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9140억 원이었다. 이 시기와 비교하면 극장 매출액이 8000억 원 넘게 축소된 것이다.

극장의 위기가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업계 2~3위를 기록 중인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의 합병이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인지에 관해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 분분하다.

이지혜 영화평론가는 "코로나19 이후 침체한 시장의 자본 유입 및 회복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합병이 단순한 시장 점유 확대가 아닌 콘텐츠 가치 중심의 산업 구조 개편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기업이 극장 운영은 물론 투자와 배급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고유한 색깔이 퇴색하고, 제작 관점에서 영화적 다양성이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 제작 관계자는 "메가박스중앙은 애니메이션 등 좋은 의미에서 키치(Kitsch)한 영화들을 주로 배급했다"라며 "합병 이후 이런 색깔이나 방향성이 흔들리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제작 관계자 역시 "사실 다양성 측면에서 봤을 때 두 기업의 합병이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을진 의문"이라며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개성이 다른 투자배급사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게 좋다. 뭔가 갈수록 산업이 축소되는 느낌이라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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