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블이 황금연휴를 맞은 한국 극장가를 공략한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썬더볼츠*'는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를 떠나보낸 뒤 삶에 공허함을 느끼던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분)가 우연한 계기로 전직 스파이, 암살자 등 별난 멤버들과 한 팀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세상을 지키던 수호자인 '어벤저스'가 사라진 세상 속에서 CIA 국장 발렌티나(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는 옐레나를 비롯해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윈터 솔져' 버키 반즈(세바스찬 스탠 분), 한물간 러시아 '슈퍼 솔져'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 분), 불명예 퇴직한 전직 군인 존 워커(와이어트 러셀 분), 전직 스파이 고스트(해나 존케이먼 분)로 팀을 꾸린다. 하지만 이들은 함정에 빠지게 되고 서로를 전혀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한 팀이 되어 자신들의 어두운 과거와 맞서야 하는 위험한 임무에 투입된다.
이 영화는 기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볼 수 없었던 안티히어로들의 조합과 탄탄한 서사로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전통적인 영웅상과 어긋나는 '안티히어로'라는 점이 먼저 눈길을 끈다. 영화는 발렌티나의 명을 받아 임무를 수행하는 옐레나의 모습으로 막을 올린다. 옐레나는 어떤 사명이 있어서 일을 수행하는 게 아니다. 그저 공허함이 내면에 가득해 일을 바쁘게 하다 보면 이를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에게는 통상 히어로 영화에서 보는 고결함보다는 우울함이 더 많다.
아내와 자녀를 떠나보낸 존 워커 등 다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다. 한물간 영웅 레드 가디언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자신들을 "하자 넘치는 팀"이라고 붙인다.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옐레나의 어린 시절 축구팀 '썬더볼츠'가 옐레나, 존 워커, 레드 가디언, 버키, 고스트 등을 묶어 이르는 이름이 된 점은 이를 바로 보여준다.
또한, 이번 서사에서는 오랜만에 원래 마블의 향기가 느껴진다. 사람 냄새나는 캐릭터는 물론 새로운 서사를 그리는 측면에서 이의가 있는 작품이다.
앞서 '어벤저스: 엔드게임' 이후 추락하며 흥행 고전을 면치 못한 마블은 지난해 8월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복귀를 알리며 부활을 예고했다. 그리고 2월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호평을 받으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여기에 썬더볼츠*는 마블이 새로운 페이즈를 재편하는 방식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연출은 TV 시리즈 '성난 사람들' 등의 메가폰을 잡았던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맡았다. 그는 "이 영화의 진정한 재미는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팀이 된다는 점"이라며 "결국 서로를 신뢰해야만 세상을 구할 수 있고 나아가 자신들 역시 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관전 요소를 설명했다.
한편 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썬더볼츠*'는 개봉일에 10만177명(누적 10만1425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도 오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