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돌의 은혜가 끝이 없네"…'5월 컴백 대전'의 진짜 이유 [엔터로그]

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BTS 진(왼쪽), 라이즈.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SM엔터테인먼트)

5월 황금연휴만큼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일제히 다음 달 컴백 소식을 전하고 나선 건데요. '5세대 아이돌 톱' 자리를 꿰찬 그룹부터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솔로 아티스트까지 줄줄이 활동이 예약돼 있어 우리 귀도 한 달 내내 즐거울 예정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5월일까요. 한 해의 시작도 끝도, 완전한 중간도 아닌데 말입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대형 기획사 컴백 대전…뜨거운 늦봄

이른바 '4대 기획사'라고도 하죠. 뛰어난 시장 가치와 영향력, 아티스트 성과를 자랑하는 대형 가요 기획사들의 '컴백 대전'이 다음 달 열립니다.

먼저 출발선을 끊는 건 하이브입니다. 산하 레이블 빅히트 뮤직 소속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다음 달 2일 디지털 싱글 '러브 랭귀지'(Love Language)를 발매하는데요. 최근 해외 페스티벌 현장에서 VCR을 통해 컴백 힌트를 공개하며 관심을 끈 바 있죠. 팬들의 추측대로 '러브 랭귀지'라는 곡을 들고나오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특유의 청량한 에너지, 달콤한 목소리를 자랑하며 연애 세포를 깨울 예정입니다.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에 잇달아 출연해 신곡 무대를 펼치는 건 물론 또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팬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하네요.

이어 보이넥스트도어가 다음 달 13일 미니 4집 '노 장르'(No Genre)로 컴백합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미니 3집 '19.99' 이후 약 8개월 만에 발매하는 신보고요. 올 1월 발표한 첫 디지털 싱글 '오늘만 아이 러브 유'(I LOVE YOU) 기준으로는 약 4개월 만의 컴백입니다. 타이틀 곡 '아이 필 굿'(I Feel Good)은 특정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당찬 태도를 노래한 곡인데요. 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 지코와 팝타임, 카코 등이 프로듀싱을 맡아 중독성 강한 곡을 완성했습니다.

솔로 활동도 예정돼 있습니다. 다음 달 16일엔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의 미니 2집 '에코'(Echo)가 발매됩니다. 삶의 다양한 순간들이 각기 다른 모습의 ‘울림’(echo)처럼 퍼져나가는 이야기가 담겼죠. 진은 6월엔 팬 콘서트까지 개최하면서 팬들을 직접 만납니다.

다음 달 26일엔 세븐틴이 정규 5집 '해피 버스트데이'(HAPPY BURSTDAY)로 돌아오는데요. 같은 날 데뷔 10주년을 맞는 만큼 다채로운 콘텐츠까지 팬들을 기다리고 있죠. 그중에서도 서울 잠수교에서 펼쳐지는 '버스트 스테이지'(BURST Stage)를 비롯한 세븐틴의 생일 파티 'B-데이 파티'(B-DAY PARTY), 팬이 아닌 머글(팬이 아닌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재미있기로 소문난 자컨(자체 콘텐츠) '고잉 세븐틴' 스페셜 편이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그룹 라이즈.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라이즈가 다음 달 19일 첫 정규 앨범 '오디세이'(ODYSSEY)로 출격합니다. 첫 미니앨범 '라이징'(RIIZING)과 첫 팬콘서트 투어 '라이징 데이'(RIIZING DAY)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약 11개월 만에 발표하는 앨범인데요. 앨범의 모든 트랙을 영상화해 보여주는 약 40분 러닝타임의 '라이즈 [오디세이] 프리미어'(RIIZE [ODYSSEY] PREMIERE)가 4개국 오프라인 극장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상영되는 등 역대급 프로모션까지 준비돼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보이넥스트도어와 비슷한 시기 컴백하며 '5세대 아이돌 전쟁'을 벌일 전망이죠.

JYP엔터테인먼트에서는 믿고 듣는 밴드 데이식스의 컴백을 확정했습니다. 지난해 9월 미니 앨범 '밴드 에이드'(Band Aid) 이후 약 8개월 만에 새 디지털 싱글 '메이비 투모로우'(Maybe Tomorrow)를 다음 달 7일 발매하는데요. 동명의 타이틀곡 '메이비 투모로우'는 멤버 영케이가 작사를 맡았고 성진, 영케이, 원필, 홍지상이 공동 작곡에 참여했습니다. 수록곡 '끝났지'는 영케이가 단독 작사했죠. 네 멤버가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리스너들과 함께 걸어갈 내일을 노래했다고 합니다.

인기 보이그룹들이 줄줄이 컴백하면서 K팝 팬들 사이에서는 "남돌(남자 아이돌)의 은혜가 끝이 없네"라는 감탄이 나오는데요. 이들 외에도 미야오, 피원하모니, 트리플에스, 정세운, 백현, 김재중이 다음 달 컴백을 확정했고요. 레드벨벳 유닛 아이린&슬기가 다음 달 새 미니앨범 발매를 준비 중입니다. (여자) 아이들 역시 미니앨범을 통한 컴백 소식을 전했습니다. 킥플립 역시 다음 달 첫 컴백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그룹 아이브의 '롤라팔루자 파리' 라인업 이미지. (출처= '롤라팔루자' 공식 홈페이지)

이번엔 '대선'까지 변수…가요계 '새로운 성수기'

통상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로 통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티스트들이 바쁜 연말 활동을 마무리한 뒤 새 앨범이나 콘서트, 월드 투어 등 큰 프로젝트를 이 시기 준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신규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죠.

전통적인 성수기는 여름입니다. 방학, 휴가 시즌인 만큼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소비 심리가 회복되는 시기인 영향인데요. 각종 브랜드, 기업과 손잡고 계절 프로모션에도 나설 수 있습니다.

수많은 스타의 컴백이 예정된 5월은 완연한 여름으로 보기엔 조금 이른데요. 최근엔 이처럼 시기를 조금 앞당겨 2분기 활동에 주력하는 경우가 어렵지 않게 발견됩니다.

4~6월은 본격적인 가요계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인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제성을 빠르게 확보하려는 목적이 반영된 거죠. 각종 음악 페스티벌, 지방자치단체 축제 등 야외 행사가 활발하게 열리는 시기라는 점도 고려된 결과입니다.

특히 최근엔 여름철 해외 활동을 계획하고 앨범 발매 및 활동 시기를 앞당기는 경향도 두드러집니다. 미국 롤라팔루자(Lollapalooza) 등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역시 7~8월 여름에 개최되는데요. K팝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유럽·미국의 메이저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보기 어렵지 않은 일이 된 요즘입니다. 당장 BTS 제이홉, 아이브, 트와이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킥플립, 보이넥스트도어, 캣츠아이 등이 올해 롤라팔루자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런 행사에 맞춰 콘서트나 방송 출연, 브랜드 협업, 팝업 이벤트 등 현지 행사를 계획하죠.

올해는 특별한 이벤트(?)까지 5월 컴백 대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바로 6월 3일 진행되는 조기 대선인데요. 회사 주가를 움직이는 대형 아티스트의 컴백은 대중뿐 아니라 방송과 언론 주목도까지 고려합니다. 이에 올해는 전반적인 관심이 분산될 수 있는 조기 대선을 변수로 수용, 자연스럽게 5월 컴백 대전이 형성된 것으로 보이죠. 결국 5월은 여름을 앞두고 아이돌들이 전략적으로 선택한 '또 하나의 성수기'가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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