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가격’ 승부수 둔 KT&G…한국필립모리스 추격 위기감
세금 부담에도 가격 경쟁력 우위 전략…시장 점유율 초접전 양상, 심화할듯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가격을 7년 만에 다시 낮추는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1%포인트(p) 이내 초접전 경쟁 중인 한국필립모리스가 시장 주도권을 쥘 조짐을 보이자, 위기의식을 느낀 결과라는 분석이다. 담배업계는 양사가 올해도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장 점유율 경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6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KT&G는 이달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핏(Fiit)을 43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기존(4500원) 가격보다 200원 낮춘 것으로, 인하율은 4.4%다.
가격 인하 적용 상품은 △핏 체인지 △체인지 업 △체인지 큐 △스파키 △쿨샷 △골든 파이프 △아이싱 △아이시스트 등 총 8종이다. 핏은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 솔리드’(lil SOLID)의 전용 스틱이다.
KT&G는 이번 가격 인하 결정에 대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가격 선택지를 제공, 선택 폭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한국필립모리스와 치열한 경쟁에 따른 KT&G의 전략적 승부수라는 판단이다. 이번 가격 인하로 인해 핏의 가격은 7년 전으로 회귀했기 때문이다.
앞서 KT&G는 2018년 1월 핏의 가격을 200원 인상했다. 당시 KT&G는 1000원 이상 제세부담금이 올라 가격 인상을 했다고 설명했던 만큼, 이번 가격 인하 결정은 세금 부담을 감내하더라도 경쟁사보다 가격 경쟁력 우위를 얻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전용 스틱 센티아(SENTIA)와 테리아(TEREA)의 가격은 각각 4500원, 4800원이다.
현재 KT&G와 한국필립모리스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1위 자리를 두고 초접전 양상이다. KT&G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시장점유율은 46%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업계는 45% 수준으로 추정한다. KT&G와 1%p 간극인 셈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월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 아이(IQOS ILUMA I, 일루마i)를 국내에서 출시했다. 일루마i는 2년 만에 선보인 아이코스 신제품이자, 윤희경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의 취임 후 첫 작품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일루마i 발매와 동시에 신규 아이코스 전용 스틱 센티아도 공개했다. 센티아는 아이코스를 처음 접하는 흡연자를 위해 일반 담배(연초)와 비슷한 맛을 구현했다. 이질감을 줄여 연초 흡연자를 아이코스 사용자로 전환하겠다는 계산이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공격적인 전략은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됐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출하량은 약 16억 개비로, 작년보다 15.5% 증가했다. 국내 전체 담배시장(연초·전자담배)에서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점유율은 10.1%로 집계됐다. 작년 점유율(8.2%) 대비 1.9%p 늘어난 수치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KT&G가 이번 핏 가격 인하로 한국필립모리스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면서 “KT&G가 올해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를 예고한 만큼 양사의 치열한 경쟁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