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신간 '빛과 실', 12편의 시ㆍ산문…어떤 내용?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지난해 12월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산문집 '빛과 실'이 24일 전국 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공개됐다. 이번 책에는 시와 산문을 합쳐 총 12편의 글들이 실렸다. 작가 특유의 시적 산문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24일 도서ㆍ출판계에 따르면 이번 책에는 한 작가가 기존에 발표한 시와 산문을 합쳐 총 12편의 글이 실렸다. 이 가운데 △'북향 정원' △'정원 일기' △'더 살아낸 뒤' 등 산문 3편이 이 책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북향 정원'은 한 작가가 식물을 키우면서 빛의 존재를 의식하게 된 과정이 서정적인 문체로 표현된 작품이다. 그는 "남중한 태양이 비스듬히 쏘아내는 빛이 이윽고 마루에 가득 찰 때, 그 단호한 속력에 나는 매번 놀란다"라고 글에서 밝힌다.

이어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라며 정원이라는 공간과 햇빛이라는 현상의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원 일기'는 제목 그대로 한 작가가 정원을 가꾸며 경험한 일을 기록한 일기 형식의 산문이다. "중정이 주는 평화. 내면의 풍경 같은 마당. 행인도 거리도 우연의 순간도 없다. 그걸 잊지 않으려면 자주 대문 밖으로 나가야 한다"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시와 산문의 경계에 있는 듯한 문체가 인상적이다. '더 살아낸 뒤' 역시 한 작가 특유의 시적 산문을 느낄 수 있는 글이다.

▲한강 작가 신간 '빛과 실' 표지 (문학과지성사)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 1979년 4월, 중철 제본 책자에서

제목인 '빛과 실'은 한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에서 언급한 시로, 그가 여덟 살에 썼다. 한 작가는 강연 당시 위에 적힌 시를 언급하면서 '사랑은 어디에 있나?', '사랑이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객석에 던졌다.

한 작가는 "소설을 쓸 때마다 질문을 견디고, 질문 속에서 산다"라며 "그 질문의 끝에 도달했을 때, 글쓰기 과정의 끝에 도달한다"라고 말했다. 질문이 사슬의 고리처럼 이어지면서 다음 질문이 뒤따를 때, 또 다른 소설을 쓰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이어 글쓰기란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에 음식과 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비, 눈이 피부에 닿는 것을 느끼고, 손을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책에는 한 작가가 직접 찍은 정원과 작업 공간, 기증한 찻잔 등의 사진들도 수록돼 있다. 또한, 책에는 지난해 한 작가가 직접 쓴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도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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