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무더위…가전 유통가, 에어컨 조기 판매 돌입
홈쇼핑, 여름 가전ㆍ패션 방송 앞당겨 무더위 공략
백화점 간절기 상품 고전…여름 패션 신상에 힘 실어

기후변화로 올해 예년보다 빠른 여름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업계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냉방 가전과 여름 의류 신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거나 물량도 확대해 더위 수요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전 유통사들은 올 1분기부터 에어컨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냉방 관련 수요가 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3월 에어컨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자랜드도 에어컨 판매량이 10%가량 증가했다.
여름 가전 수요가 일찌감치 늘자 업체들도 할인 행사에 팔을 걷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에어컨 인기 상품을 특가 판매하며, 전자랜드도 관련 제품 카드 무이자와 캐시백 혜택을 준비했다.
홈쇼핑 업계도 빠르게 여름 상품 판매에 나섰다. 현대홈쇼핑은 폭염 시즌에 대비해 냉방가전 TV 라이브 판매 방송을 전년보다 2주 넘게 빠르게 편성했다. 아울러 지난해보다 물량도 늘리고, 관련 판매 방송 편성을 전년 대비 10% 확대할 계획이다.
CJ온스타일도 21일 LG전자 에어컨을, 23일에는 음식물 처리기 등 덥고 습한 여름 수요가 높아지는 가전을 선제적으로 방송 편성했다. 또 선크림이나 여름철 패션 상품도 모바일 라이브 등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GS샵은 3월 에어컨 방송을 4회 진행했으며 이달부터 성수기까지 횟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 상품도 5월 초부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선보일 방침이다. 3일 방송을 통해 이미 선보인 에어컨 특집은 첫 방송임에도 4억 원의 주문 실적을 기록하며 호응이 높았다.
롯데홈쇼핑은 4월 에어컨 방송 편성 횟수를 전년보다 50% 확대하고, 통상 5월 시작하는 서큘레이터 등 계절 가전 방송 판매도 이달 중순으로 조기 배치했다. 이달 민소매 등 여름 패션은 평소의 20%, 자외선자단체 편성도 5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백화점들도 여름 의류 신상품을 꺼내 들며 고객을 공략 중이다. 매년 3월은 봄 간절기 상품 매출이 정점을 찍는 시기지만,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다 곧바로 더위가 찾아오면서 매출이 비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2~3월 패션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1% 이하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은 계절을 타지 않는 아이템을 확대하고, 하절기 시즌 특화 팝업을 선제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탄력적을 대응하기 위해 올해 상품 운영 뿐만 아니라, 마케팅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며 “상품 입고 및 전개 시기를 사전 조율하는 등 협력업체와도 지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른 여름 날씨를 대비해 롱섬머(Long summer) 기획 상품을 확대하고, 여름 전용 상품 판매 시기를 일부 앞당겨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주요 패션 협력사 15곳, 한국패션산업협회 등과 함께 ‘기후변화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한 현대백화점은 13일 봄·여름옷 신상품을 전면에 배치에 할인 행사에 나서며 여름 수요를 공략 중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따뜻한 기온으로 봄·여름 옷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즌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상품들을 선제적으로 선보이며 고객 쇼핑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