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의견수렴 후 최종안 확정 예정
공정거래위원회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하고, 이달 7일부터 31일간 관계 부처와 이해관계인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브로드컴은 공정위가 조사 중인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31일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거쳐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하고, 브로드컴과 협의를 거쳐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 브로드컴은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에 대해 셋톱박스 제조 시 자기의 시스템반도체 부품(SoC)만 탑재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우선 브로드컴은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 등에 브로드컴의 SoC만을 탑재하도록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거래 상대방이 경쟁사업자와 거래하려고 한다는 이유로 브로드컴과 거래상대방 간에 체결돼있는 기존 계약 내용을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변경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브로드컴은 거래상대방의 SoC 수요량의 과반수를 브로드컴으로부터 구매하도록 요구하거나 이를 조건으로 브로드컴이 거래상대방에게 가격이나 기술지원 등 비가격 혜택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거래상대방이 SoC 수요량 과반수 구매 요구를 거절하더라도 SoC의 판매·배송을 종료·중단·지연하거나 기존 혜택을 철회·수정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지 않는 내용도 잠정 동의의결안에 포함됐다.
브로드컴은 시정방안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자율준수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임직원들에게 공정거래법 교육을 연 1회 이상 실시하고 시정방안 준수 여부를 공정위에 2031년까지 매년 보고할 계획이다.
브로드컴은 국내 팹리스와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고 관련 분야의 국내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상생방안은 △반도체 전문가 및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과정 운영 지원 △팹리스 등 반도체 분야의 중소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EDA) 지원 △반도체 분야의 중소 사업자 홍보 활동 지원 등이다. 브로드컴은 상생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상생 기금으로 130억 원 상당을 지원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앞으로 31일간 잠정 동의의결안에 대해 관계 부처와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잠정 동의의결안은 공정거래위원회 누리집 등을 통해 공고되며 이해관계인은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최종 동의의결은 의견수렴 절차가 종료된 이후 수렴된 의견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공정위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