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항구부터 석유, 가스까지 통제
“우크라이나 EU 가입 복잡해질 수도”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광물협정 초안을 입수해 “트럼프 행정부가 개정된 동반관계에 따라 모든 인프라와 천연자원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에 우선권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협정 초안은 우크라이나가 제안 수용 시 미국에 도로와 철도, 항구, 광산, 석유, 가스, 주요 광물 채굴을 포함한 모든 프로젝트성 투자를 통제할 수 있는 엄청난 권한을 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해당 투자들은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와 모색하고 있는 분야들이기도 하다.
또 초안에는 이 모든 것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미국이 제공한 모든 물질ㆍ재정적 이익에 대한 기여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뺏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도와준 것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라던 트럼프 행정부의 이전 입장을 명문화한 것이다.
광물협정이 이대로 체결된다면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투자를 놓고 갈라설 수 있을뿐더러 자칫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2년 EU 회원국 후보 자리를 확보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6월 EU와 가입 협상을 개시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경제의 넓은 영역을 아우르는 투자 결정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게 된다면 EU 가입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는 과거 미국과의 거래가 EU와의 협정과 충돌해선 안 된다고 밝힌 적 있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이날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제시한 합의안은 상세한 검토가 필요하고 합의에 도달했다고 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 전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현재 검토 중인 경제 파트너십에 관한 완성된 문서를 전달했다”며 “논의를 거쳐 다음 주에 서명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