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산청과 김해,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황정석 산불방지정책연구소장은 "미국과 호주의 대형 산불과 유사한 확산 패턴을 보인다"며 "내륙 지역을 가로질러 동해까지 번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황 연구소장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21km까지 번지며 역대 최장 거리 산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며 "2002년 청양 산불이 14.7km, 2022년 울진 산불이 9km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보다 의성 산불의 확산 거리가 길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고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산불 이동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의성 같은 경우라면 바다 끝까지도 번질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 기후 조건이 동일하지 않지만, 확산 패턴으로 봤을 땐 중부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까지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산불 진화 과정에서 60대 진화대원 3명과 30대 공무원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황 소장은 "현재 산불 진화대원들은 평균 연령이 65세를 넘고 90대까지 포함돼 있다"며 "이들이 산불 진화의 최전선에 나서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진화대원 교육이 실전 대응에 적합하지 않다"며 "소방학교처럼 실제 불을 경험하며 훈련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현재 교육을 담당하는 이들도 오히려 교육을 받아야 할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 소장은 산불 발생에 대해서는 "주요 원인은 대부분 사람에 의해 발생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행동들이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라며 "(산불 예방을 위해서는) 국민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산불의 확산 속도가 빨라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황 소장은 "화선(불길의 전체 길이)이 100km가 넘어서면, 진화 작업을 해도 그만큼 다시 번지기 때문에 국내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