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순위 청약통장 5개 가운데 2개는 서울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로또 청약'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린 영향이다.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평균 당첨 가점과 최저 가점도 10년 이내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3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순위 청약 접수 건수는 총 150만8001건이다. 이 중 40%인 60만3481건이 서울 지역 분양 단지에 사용됐다.
서울에서 1순위 청약 통장이 사용된 비율은 조사가 시작된 2015년 4.2%에 불과했다. 이후에도 2019년과 2020년 각각 14.7%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한 자릿수에 머물다가 2023년 25.3%로 상승했고 지난해 조사 이래 최대치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1순위 청약자 비율은 74.2%로 지방 25.8%를 크게 웃돌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 다음으로 1순위 청약 비중이 큰 지역은 경기도로 28.4%였다.
다음으로 전북(7%), 충남(6.2%), 인천(5.8%), 대전(3.2%), 충북(3.2%) 순이다. 부산은 2015~2017년 1순위 청약 비율이 30% 이상을 기록했으나 2018년 5.5%로 떨어졌고 이후 최대 12% 수준을 보이다가 지난해 0.8%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서울에 1순위 청약이 쏠린 것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 분양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등이 있다. 이들은 적어도 수억 원, 많게는 1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수만 명의 청약자를 끌어모았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178가구 모집에 9만4000명가량이 접수해 527.3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보였다. 래미안 레벤투스와 메이플자이는 각각 3만~3만5000명 안팎이 모이면서 400대 1, 12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청약 가점은 조사 이래 최고치인 평균 65점을 나타냈다. 평균 최저 가점(63점)과 최고 점수(69점)도 최고 수준이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두드러지고 선택과 집중 경향도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