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값 200원 인상…커피체인점 줄줄이 가격 인상할까 [이슈크래커]

입력 2025-01-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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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국민 대부분이 식후에 즐기는 음료인 커피. 그만큼 경쟁업체도 많아 가격 경쟁도 치열합니다. 프랜차이즈 커피점이 거리마다 하나도 아니고 건물마다 하나도 아닌 건물 하나에 몇 개씩 있는 경우도 허다하죠.

지금은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가 커피 시장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과거 대한민국 커피 시장은 자판기 커피 믹스가 수요 대부분을 차지했어요. 이런 대한민국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낸 커피 전문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스타벅스죠.

스타벅스는 1999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습니다. 이후 2003년 즈음을 기점으로 대세가 되며 매장 수도 우후죽순으로 늘어났죠. 2004년 100호점을 오픈한 스타벅스는 2007년엔 200호점, 2009년 300호점, 2011년 400호점, 2012년 500호점을 오픈했고, 2016년엔 1000번째 매장이 오픈했어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장 수가 1937개로 2000호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성공은 브랜드 이미지, 매장별 균질한 품질 외에도 가격 인상이 장기간 없었다는 점도 주된 이유로 꼽혀요. 그런데 이제 한국시장을 장악할 만큼 장악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스타벅스는 지난해부터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을 수차례 단행했습니다. 최근에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을 200원 인상하겠다고 했죠. 이에 국내 커피족들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체감 커피 가격은 지속해서 하락해

한국 시장에서의 커피 가격 인상률은 타 외식물가 대비 적었습니다. 최저임금으로 비교해봐도 체감되는 커피 가격은 점차 줄어들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죠.

1999년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의 가격은 3000원이었는데, 당시 최저임금은 시간당 1528원이었습니다. 약 2시간을 일해야 커피 한잔을 사 먹을 수 있었던 거에요. 그런데, 올해엔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200원 인상된 가격인 4700원을 대입해도 30분만 일해도 한잔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거죠. 체감 커피 가격이 1999년 대비 4배 가까이 줄어든 거라고도 해석할 수 있어요.

이와는 반대로 스타벅스가 처음 들어오던 1990년대 말에는 원두커피라는 개념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 소수의 사람이 즐기는 고급 취향이라는 인식도 있었습니다.

이에 2000년대에는 커피 체인점에서 아메리카노를 자주 마시는 사람들에게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매일같이 마시는 것은 허세를 부리는 것 아니냐?”며 커피족들을 비난하는 의견도 상당했어요.

하지만 점차 원두커피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커피 프랜차이즈가 점점 늘어나며 고급 취향이라는 인식은 사라지고, 식후 즐기는 간단한 디저트 같은 음료라는 인식이 늘어났죠.

경쟁자가 빠르게 늘어나다 보니 국내 커피 시장은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이 쉬운 사실상의 '완전경쟁 시장'으로 평가받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되자 커피 가격을 다른 외식 품목처럼 그때그때 올리기 어려워졌죠. 가격 경쟁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경쟁에서 낙오될 위험이 크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국내 커피 시장 ‘기준가’로 인식돼

최근 스타벅스는 지속해서 상품 가격을 올리고 있어요. 이전보다 가격 변동 주기가 늘어나고 있죠. 스타벅스가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사람들이 왜 그렇게 가격에 민감해하는지 의문인 분들도 있을 텐데요. 후발 주자들이 열심히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스타벅스는 여전히 커피 체인점의 대표주자입니다. 특히 스타벅스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인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국내 커피 시장의 ‘기준가’로 인식되고 있죠.

실제 한국의 타 커피 체인점들은 메가 커피와 같이 저가 브랜드임을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를 제외하면 대체로 아메리카노 가격은 스타벅스와 같거나 몇백 원 내외의 차이만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커피 시장은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이 쉬운 사실상 완전경쟁 시장으로 평가받는 만큼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의 커피보다 더 차이 나도록 비싸게 팔기는 쉽지 않죠.

스타벅스는 가격 상승의 이유로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원두 가격 급등의 여파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이상기온 여파로 브라질,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원두 수입국의 원두 수확량이 급감해 어쩔 수 없다는 거죠.

이유야 어찌 됐든 기준가로 작용하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 인상이 추후 타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이미 그 우려는 일정 부분 현실화되고 있어요.

폴바셋은 판매 중인 제품 28종의 가격을 평균 3.4%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네스프레소 역시 올해부터 국내에서 판매 중인 커피 캡슐 37종의 가격을 최대 11.6%까지 인상하기로 했어요. 커비빈도 스타벅스보다 좀 더 이른 시점이지만 일부 음료 가격을 200원 올렸죠.

이러다 보니 국내 커피족들은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의 커피 가격이 동반상승하며 메가 커피, 컴포즈 커피 등 저가를 표방하는 브랜드들도 덩달아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어요.

전 프랜차이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스타벅스가 국내 커피 시장 가격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 프랜차이즈가 동시다발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합니다. 프랜차이즈별로 추구하는 영업 방침이 다른 만큼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죠.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커피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한 업계”라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향후 스타벅스를 비롯한 타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 방향을 좀 더 살펴보고 가격 인상 여부를 조심스럽게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매머드커피 등은 저렴하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프랜차이즈에요. 스타벅스를 비롯한 일부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을 계기로 가격 경쟁력이 더 강화된 점을 세일즈포인트로 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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