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하이볼에 떡국 맛나요”...호텔서 설 명절 만끽한 외국인들[르포]

입력 2025-0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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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틴조선호텔, 매월 셋째 주 목요일 '한국문화 체험 해피아워' 운영

▲조선호텔앤리조트 외국인 숙박객이 해피아워 라운지에서 떡국을 담고 있다. (사진=배근미 기자 athena3507@)

설 연휴를 일주일 여 앞둔 16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클럽라운지에서 특별한 광경이 펼쳐졌다. 매일 오후 열리는 해피아워(Happy Hour) 시간 와인ㆍ위스키 등 수입 주류가 주로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만큼은 '한국 대표 주류'인 소주가 전진 배치된 것.

이 자리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매월(셋째 주 목요일)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외국인 숙박객들을 위해 마련한 한국관광 맞춤형 해피아워, '웨스틴 클럽 커넥트 이벤트 설날(Seollal)' 현장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직원이 오크통에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을 제조하고 있다. (사진=배근미 기자 athena3507@)

20층 라운지에 들어서니 라운지 한편에 자리 잡은 오크통이 눈에 띄었다. 일반 와인을 누구나 편하게 따라 마실 수 있도록 굳이 통에 담아놓은 것인가 싶었지만 이내 궁금증이 풀렸다.

라운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채우던 한 호텔 직원이 통이 빈 것을 확인하고 맥주와 소주를 3대 1 비율로 섞은 이른바 '소맥' 제조에 나선 것이다. 소맥 오크통 옆에는 소주의 맛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작은 소주잔이 20여 개가 배치돼 있었다.

소주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곳에서는 강범구 조선호텔 지배인(캡틴)이 직접 만들어주는 칵테일에도 소주가 활용되고 있어서다. 강 지배인의 화려한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만들어진 소주 모히토와 소주 하이볼은 소주의 거친 맛과 달달함이 잘 어우러졌다.

강 지배인은 "외국인 손님들이 한국 문화를 더욱 가깝게 느끼실 수 있도록 소주로 대체해 만들어보았다"며 "소주 칵테일 맛에 대한 반응은 한국과 외국인 여부를 떠나 현장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강범구 조선웨스턴호텔 지배인이 소주를 활용해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사진=배근미 기자 athena3507@)

이날 현장에는 행사 취지에 걸맞게 한국 음식들도 다양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음식은 '떡국'이었다.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둔 행사인 터라 특별히 명절 음식을 준비했다고 조선호텔앤리조트 측은 강조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식 떡의 질감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날 만큼은 풍문에 불과했다. 이날 해피아워에 참석한 외국인 고객들은 떡국 한 그릇을 금새 비우고 이내 그릇에 떠가기를 반복했다.

라운지 한쪽 편에는 누구나 ‘무료 한복’ 체험도 가능했다. 한복 체험에 나선 고객들에게는 무료 폴라로이드 촬영 서비스도 제공했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한국 전통 놀이가 전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자, 호텔 측은 윷놀이 등 한국 고유의 민속놀이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색 해피아워를 경험한 외국인 고객 반응은 호평일색이었다. 익명의 한 외국인 이용객은 "떡국 메뉴와 한복 체험 등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재미있었다"며 "다음에도 또 방문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을 미즈 장(Ms. Zhang)이라고 불러달라는 미국인 여성은 "한국 여성처럼 옷을 입어보니 즐거웠다"며 "내 사진을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들과 함께 해피아워를 즐긴 한국인 장효석 씨도 "떡국이 이븐하게 맛있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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