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복 서부발전 사장 "'석유 없는 미래' 준비하는 중동을 재생에너지 허브로"

입력 2025-01-23 12:00수정 2025-01-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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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사업환경·투자 친화적 조건 갖춰…"오만 마나 프로젝트 6~7년 내 투자금 회수"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전략적 협력 등으로 오만·UAE 잇단 성과
중동 생산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국내 도입해 탄소중립 실현도

▲이정복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20일(현지시간) 오만 마나 태양광발전소에서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마나=노승길 noga813@)

국내 발전공기업이 '석유 없는 미래'를 준비하는 중동을 재생에너지의 새로운 허브로 만들겠다며 친환경에너지 확산에 나섰다. 이미 대규모 프로젝트에 성공하며 자랑할 만한 결과물까지 나왔다. 한발 더 나아가 이를 통해 미래 먹거리인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를 국내에 도입, 한국의 탄소중립 실현에 핵심 역할을 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이는 친환경·무탄소 경영을 위해 중동 시장에서의 새로운 사업 찾기에 팔을 걷어붙인 한국서부발전의 비전이자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의 꿈이다.

이투데이는 20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서부발전의 중동 진출 첫걸음 '오만 마나 태양광발전소 준공식' 행사장에서 이 사장을 만나 서부발전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이 사장은 "우리 회사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에 발맞춰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동 지역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라며 "'석유 없는 미래'를 준비하는 중동의 변화를 포착해 이 지역을 재생에너지의 새로운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 지역이 매력적인 이유는 안정적인 사업 환경과 투자자 친화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동은 대규모 공공 입찰 방식으로 투명성을 보장하며, 정부가 보증하는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생산된 전력의 전량 구매를 보장한다. 또한, 부지 무상 임대와 송전 제약 보상과 같은 혜택은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서부발전은 이런 장점을 파악, 2022년 오만 마나 500MW(메가와트) 태양광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연이어 이듬해 아랍에미리트(UAE) 아즈반 1500MW 태양광 프로젝트 잭팟도 터뜨렸다.

이 사장은 "마나 프로젝트는 송배전 손실률 등과 관련해 오만 정부에서 (수익을)보장해 주기 때문에 우리가 투자한 전체 금액을 6~7년 안에 충분히 회수할 수 있는 수익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정복 한국서부발전 사장(왼쪽 세 번째)이 20일(현지시간) 오만 마나 태양광발전소 통제실에서 현장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마나=노승길 noga813@)

서부발전이 후발주자임에도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 비결에 대해 그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맞춤형 접근 및 도전과 혁신의 문화를 꼽았다.

이 사장은 "프랑스의 EDF-R과 같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선도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현지 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경력 5년 이상의 해외사업 전담 조직을 통해 프로젝트 발굴부터 입찰, 계약 체결, 그리고 운영까지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등 중동 시장 특성과 요구 사항에 맞는 맞춤형 접근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과 PPA 보증 제도를 적극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한 것은 물론,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과 혁신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성과는 서부발전의 굵은 땀방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나 프로젝트는 전 세계 유수의 에너지 기업이 참여한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진행됐다. 특히, 오만 정부는 입찰 과정에서 사업자에게 높은 기술력과 재무적 안정성을 요구했으며,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만 입찰 기회를 부여할 만큼 이 프로젝트에 공을 들였다.

이날 준공식 행사에 빌아랍 빈 하이삼(Bilarab bin Haitham) 오만 왕자까지 참석했다는 것만 봐도 오만 정부가 얼마나 이 프로젝트에 진심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장은 "경쟁이 치열했지만, 우리는 오만 시장의 특성을 철저히 분석하고 경쟁력 있는 사업 제안을 통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라며 "EDF-R은 중동 입찰시장에 풍부한 경력을, 서부발전은 오랜 기간 발전소 건설 및 운영 노하우로 서로 단점을 보완하고 최대의 시너지를 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오만 마나 프로젝트를 디딤돌 삼아 중동 지역을 서부발전의 친환경 발전사업 전초기지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특히, 단순히 전력 생산에 그치지 않고 중동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그린수소와 그린암모니아 생산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오만과 UAE의 대규모 친환경에너지 발전 사업을 통해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 생산과 국내 공급까지 아우르는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라며 "이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에 발맞춘 전략으로, 그린수소와 그린암모니아를 국내로 도입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21일 UAE 두바이에 발전사 최초로 해외사무소의 문을 열고, 친환경에너지 신시장 개척 성공에 현실성을 더했다. 시장 내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지역 중심에 전략적 거점 조성은 필수다.

서부발전은 이달 오만 이브리 스리(Ibri 3) 태양광과 4월 사우디 라운드 식스(Round 6) 태양광, 6월 UAE 아부다비 피브이 파이브(PV5) 태양광 등 올해 예정된 중동 친환경에너지 입찰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중동사무소는 서부발전의 중동시장 구상을 실현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며 "현지 기업 및 당사국과 협력해 성과를 내고 이를 통해 한국의 에너지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부발전의 중동 진출은 국내 기업도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 에너지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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