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중심으로 한 공급 부족 우려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인천·경기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다. 수요를 웃도는 공급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했고 물량이 계속 나올 것이란 점에서 미분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은 1만521가구로 1년 새 118.1% 증가했다. 2023년 11월 4823가구였던 경기도 미분양은 지속적으로 늘면서 지난해 7월 1만187가구로 1만 가구를 넘었다. 이후 석 달간 9500~9700가구 수준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1만 가구 이상으로 불었다.
경기도 미분양 증가는 평택과 오산, 이천이 주도했다. 평택 미분양 주택은 2013년 11월 508가구에서 1년 뒤 2497가구로 1989가구 늘었다. 같은 기간 오산과 이천은 각각 0가구, 3가구에서 1360가구, 1600가구가 됐다.
경기부동산포털 자료를 보면 평택시 현덕면 '화양지구 9-1BL'은 총 분양물량 999가구 중 85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화양지구 3BL'은 390가구 가운데 257가구가 미분양이다. 현덕면에 있는 A단지와 도일동 B단지는 각각 753가구 중 473가구, 1980가구 중 564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천에서는 안흥동 '이천 서희스타힐스'와 부발읍 '부발역 에피트' 등에 300~400가구가량의 미분양이 있다. 총분양물량은 347가구, 671가구다. 오산시 C단지는 970가구 중 602가구, D단지는 715가구 중 493가구가 미분양이다.
인천은 미분양 주택이 3042가구로 134.4% 증가했다. 2023년 11월 1298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5월 4900가구 이상으로 치솟은 뒤 같은 해 8월 2100가구 정도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3000가구를 넘었다.
인천 미분양은 서구와 계양구를 중심으로 늘었다. 1년 새 서구는 518가구에서 1152가구, 계양구는 54가구에서 1458가구로 증가했다.
전국에서 최근 1년 미분양 주택 증가율이 경기, 인천보다 높은 곳은 없다. 광주와 대전도 100% 이상 늘었지만 물량이 각각 1200~1500가구 수준으로 적다. 이들을 제외하면 증가율이 한두 자릿수거나 감소했다.
경기·인천의 미분양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경기도 미분양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평택과 오산, 이천은 수요 과대평가로 과잉공급이 이뤄졌고 분양가도 높다"며 "미분양 적체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고 분양도 이어지면서 내년에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산업 인력 유입이 확대되고 집값이 오르면 해소 시점이 빨라질 수 있으나 현재로썬 낙관이 어렵다"고 말했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 등이 최악의 국면을 지나 개선되는 시점인 것과 달리 증가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윤 위원은 "인천은 수요가 공급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으나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마무리 단계고 내년부터는 공급절벽을 마주하기 때문에 경기도보다는 미분양 해소가 빠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