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룰 25%→최대 75%…은행 계열 생보사 판매 비중은 그대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제6차 보험개혁회의에서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학회 등 학계·유관기관·연구기관·보험회사·보험협회와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19년 만에 은행 창구에서의 보험상품 판매 비중 규제가 완화된다. 단일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를 전체의 25% 이내로 제한했던 '방카룰'이 이번 규제 개선으로 최대 75%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보험계약대출에는 우대금리 체계가 새롭게 도입된다.

21일 금융당국이 진행한 6차 보험개혁회의 결과에 따르면 기존 25%였던 방카룰이 생명보험의 경우 33%로, 손해보험은 50% 또는 75%까지 완화된다. 특히 손보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보험사 4곳이 참여하면 50%, 3곳이 참여하면 75%로 보험사 수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다만 계열사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해 생명보험 계열사와의 거래는 기존 25% 제한을 유지한다. 은행은 제휴 보험사의 판매 비중을 공시하고, 소비자가 동종·유사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설명 의무를 강화한다.

그간 판매 비중 규제로 인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지 못하는 등 소비자 권리가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장 위축으로 일부 보험사가 판매 제휴를 중단하면서 규제 준수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규제 개혁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고, 규제의 현실성을 높여 시장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 운영을 통해 1년간 시범적으로 시행한 후 효과를 평가하고, 2년 차에 비중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이날 보험개혁회의에서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우대금리 체계 도입도 함께 다뤄졌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약관에 따라 실행되는 보험금의 선급금 성격으로 대출심사 없이 신청만 하면 즉시 대출이 가능하다.

보험계약대출의 높은 대출 금리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소득이 불안정하고 계약 대출 잔액이 늘어나고 있는 고령자에 대해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들의 경우 금리 6% 이상 고금리계약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비대면 온라인 채널 이용자 △일정 기간 이자 미납 없는 건전 차주 △보험료 미납 시 보험계약 유지를 위한 자동대출 실행건 등에 대해 우대금리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회사가 정하는 일정기준을 초과하는 고금리 보험상품의 계약자가 대출을 받을 때에도 우대금리 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우대금리 제도가 시행되며, 연 331억6000만 원 이상의 이자감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보험개혁회의 양대축은 신뢰와 혁신인 만큼 보험산업이 묵은 허물을 벗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미래대비 과제를 차질없이 준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