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만 믿어”…서학개미, 기술주·단기채 ETF ‘몰빵’

입력 2025-01-2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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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올해 테슬라 3억 달러 넘게 순매수
국채금리 급등에…美단기채 ETF도 인기
트럼프 행정부, 변동성·불확실성에 투자 유의해야

(사진= 오픈AI 달리)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기술주와 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리고 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는 새해 들어 테슬라를 3억2685만 달러(약 4738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셰어즈 ETF’도 2억1098만 달러 사들이며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만기 3개월 이하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와 브로드컴, 나스닥100지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만기 1~5년의 미국 회사채에 투자하는 ‘뱅가드 단기 회사채 ETF’ 등이 순매수 상위를 차지했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테슬라를 필두로 한 미국 기술주 또는 단기채 상품에 투자심리가 쏠린 셈이다.

기술주에 투심이 몰린 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기술 기업에 특혜를 줄 것이란 시그널을 많이 포착했기 때문이다. 우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도운 최측근으로 유명하다. 이에 테슬라는 차세대 플랫폼 기반 신모델(Model 2) 출시와과 완전자율주행(FSD) 상용화, 로보택시 서비스 도입 등이 원활히 추진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정통 정치인과 금융맨으로 채운 1기 때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실리콘밸리 출신 기술 전문가가 많이 합류한 점은 테슬라 이외의 기술주에 대한 수혜 기대감도 끌어올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와 비벡 라마스와미를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임명할 뿐 아니라 부통령에 벤처캐피털 출신 JD 밴스, 크립토 차르에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에 마이클 크라이오스 등을 앉혔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를 제외한 대다수 빅테크 수장들이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는 점도 기술주 기대감을 높였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하며, 이에 기반한 기업 실적 역시 긍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주부터 본격화하는 월가의 실적 시즌 역시 기대할 것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며, 여전히 인공지능(AI) 모멘텀을 향유할 수 있는 빅테크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단기채 ETF는 최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릴 것으로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자,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금리 변동성이 강해도 가격 등락 폭이 비교적 좁은 단기채 ETF를 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우선주의 지지자들과 실리콘밸리 인사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기술주에 위험 요인이다. 실리콘밸리 인사들은 머스크 CEO를 필두로 외국인 전문직 종사자에 발급하는 H1-B 비자 확대를 주장하지만, 기존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민자 대량 추방을 중심으로 이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각종 정책적 불확실성 때문에 금리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취임 첫날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각종 행정명령 내용은 금리는 물론 달러화 지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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