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이용자 이탈을 막기에 부심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로 넷플릭스와 격차를 좁혔지만 한국에서 1위 굳히기에 나선 넷플릭스의 반격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티빙은 웨이브와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 달 월간활성이용자(MAU) 수 1298만7833명으로 전월 대비 139만 명 증가한 반면 티빙은 725만4211만 명으로 전월 대비 5만 명 줄었다.
가입자가 800만 명을 돌파했던 10월(809만6100명)와 비교하면 가입자가 84만1889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티빙의 이용자 감소는 프로야구 시즌이 폐막한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더 글로리 이후 킬러 콘텐츠가 나오지 못했던 넷플릭스는 지난해 이용자가 1100만 명대로 떨어졌으나 오징어게임2를 공개하며 반등하는 추세다.
최근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네이버가 티빙과 유료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를 3월부터 종료한다. 여기에 양사의 파트너십 체결로 넷플릭스가 SBS 콘텐츠까지 확보하면서 티빙의 넷플릭스 추격에 급제동이 걸렸다.
티빙은 지난해 프로야구 효과로 적자폭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누적 영업손실은 △2020년 61억 원 △2021년 762억 원 △2022년 1191억 원 △2023년 1420억 원 △지난해 573억 원(3분기) 등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티빙은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지지부진했던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빙은 웨이브에 이양기 전 티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파견했다. 합병을 앞두고 웨이브에 대한 재무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합병 시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웨이브 모회사 SK스퀘어와 티빙 모회사 CJ ENM은 웨이브에 2500억 원을 투자하며 웨이브가 CB를 상환하며 재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티빙은 이용자 확보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콘텐츠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12월부터 애플TV와 협업해 티빙 프리미엄 요금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애플TV+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있다. 애플TV+ 브랜드관은 출시 이후 프리미엄 이용 구독 기여가 전날 대비 20배 이상 증가했다.
티빙은 흥행을 보장할 수 있는 대표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 환승연애4와 대탈출 리부트 등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학원 액션 활극 ‘스터디그룹’과 ‘춘화 연애담’ 등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다.
티빙 관계자는 “티빙은 비즈니스 다각화와 글로벌 진출 본격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내 대표 OTT로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