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ㆍ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숨 고르기
대출금리, 더디지만 점진적으로 내릴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 인하 움직임이 다소 더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환율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때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이번 동결로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속도도 더뎌질 전망이다. 은행별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로 조정된 시장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고객에게 제공되는 우대금리를 뺀 값으로 결정된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가운데 가산금리를 자칫 내릴 경우 대출 쏠림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은행의 이자 이익 창출에도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다. 당국은 은행권이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어긴 은행에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낮추는 등 페널티를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기조는 더디더라도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14일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05~0.30%포인트(p) 인하했고, SC제일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의 우대금리를 0.1%p 올렸다. 우대금리가 확대되면 실제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도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2일 5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의 가산금리를 0.09%p 인하했다. IBK기업은행은 17일부터 주담대 5년·10년 고정형 상품의 가산금리를 0.3%p 내린다.
2월 금통위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만큼 다음 달 중 가산금리 인하에 나설 은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