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졸이던 ‘달러 하락 베팅’ 개미들 안도의 한숨

입력 2025-01-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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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 부합한 美 물가지표에 달러 가치 하락
두달간 달러선물 역방향 ETF에 500억 넘게 몰려

▲미국 달러와 유로 지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고공행진 하던 달러 가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원·달러 환율 하락을 예상하고 뭉칫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만회할지 주목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두 달(지난해 10월 15일~올해 1월 15일) 간 개인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41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달러선물 1배 역방향 ETF인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도 103억 원어치를 샀다. 달러선물 정방향 상품인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3억 원어치만 장바구니에 담은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투자자들 기대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14.45%),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7.23%) 등은 부진했지만,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17.86%), ‘KODEX 미국달러선물(9.03%)’ 등은 승승장구했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리라는 전망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거나 이를 밑도는 수준을 기록하면서다. 15일(현지시간) 달러 인덱스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0.17% 하락한 109.09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4.5원 하락한 1456.7원을 기록했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달러선물 인버스 상품은 모처럼 상승했다. 이날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전날보다 1.07% 올랐다. 이 밖에도 KIWOOM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1.00%),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0.97%), KIWOOM 미국달러선물인버스(0.43%),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0.32%) 등이 소폭 뛰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물가지표 발표를 계기로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었다고 판단해 기준금리 인하에 긍정적으로 나설 경우, 달러 가치 하락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시장에 달러화 물량이 풀리며 환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전격 타결한 점도 강달러 현상을 주춤하도록 만들 요소가 될 수 있다. 통상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는 각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

다만 ‘관세 폭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달러 강세가 지속할 여지도 거론된다. 이에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환율이 더 뛸 것을 우려하며 금리를 3%로 동결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벌려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부터 달러 강세로 인한 무역적자 확대에 불만을 보였지만, 강달러 환경은 오히려 관세 정책을 펼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일 수 있다”면서도 “앞선 트럼프 행정부 임기 동안 통화자산 변동이 상당했음을 고려하면, 실제 취임 후 달러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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