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조 시장 잡아라"···건설업계, SMR 패권 노린다[SMR 왕좌 경쟁①]

입력 2025-01-20 06:00수정 2025-01-2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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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을 향한 건설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차세대 전력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으며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 SMR 시장의 주도권은 사업 다각화를 넘어 장기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SMR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 최고의 원자력 종합연구개발 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미국과 영국 기업 등과 기술동맹을 맺고 유럽 시장 개척에 나섰다.

삼성물산도 미국 SMR 업체에 지분 투자해 기술협력을 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DL이앤씨는 SMR 사업 확장과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 SMR 개발사와 손을 잡았고 대우건설은 SMR 팀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SMR 등 차세대 원자력을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발표했고 제6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의 기본 방향에 SMR 신시장 개척과 원전 수출 시장 확장을 제시했다.

사업 전략 수립과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SMR 얼라이언스'도 출범시키는 한편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 역 SMR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에너지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SMR 시장 규모가 2027년 104억 달러에서 연평균 30%씩 커지면서 2040년 3000억 달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국가원자력연구원(NNL)은 2035년 최대 5000억 달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410조~680조 원(2024년 평균 환율 기준)이다.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는 SMR이 신규 원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 30%, 2050년에는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SMR의 여러 장점이 급성장 전망의 배경이다. SMR은 300MW 이하의 중소형·모듈형 원자로를 통칭하는 것으로 대형원전보다 설계가 단순하고 최대 80%까지 공장 제작이 가능해 건설 기간과 비용이 줄어든다.

또 사람의 개입을 배제한 피동형 안전설계와 일체형 설계로 지진 등에 따른 방사성 물질 누출과 같은 사고 발생 가능성이 낮다. 발전뿐 아니라 수소 생산, 지역난방, 담수 생산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나아가 핵추진로켓·우주선, 위성 분야에도 쓰일 수 있다.

이동윤 한국원자력협력재단 국제전략실장은 "SMR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것은 '올라운더'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며 "SMR 선두주자로 나서려면 첫 호기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게 중요하고 독자 모델 개발과가 특허 확보의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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