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 취임식에 시진핑 대신 고위급 특사 파견

입력 2025-01-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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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진핑 참석은 리스크”
고위특사 통해 양국 관계 관리
미ㆍ중 경쟁 심화는 불가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가 훈장 수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각국 정상이 초대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당선인의 만남은 볼 수 없게 됐다. 시 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의 초청을 받았지만, 본인이 참석하는 대신 고위급 특사를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관계 관리 차원에서 적절한 수위를 고민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중국에서는 시 주석 대신 시 주식이 임명한 고위급 특사가 참석한다고 9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시 주석의 특사는 이번 파견을 계기로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과 회동할 것으로도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의례적인 만남을 넘어 실질적 논의를 하는 회동이 있을 전망이다.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 측은 취임식에 시 주석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복귀’ 효과로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렸다. 정상 만남은 이뤄지지 않게 됐지만, 시 주석 초청과 고위급 특사 파견 모두 이례적인 결정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양측 모두 향후 양국 관계를 두고 마찰을 줄이기 위해 행보를 고민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주미 중국대사가 참석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어떤 특사가 파견되더라도 전례가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시 주석이 파견할 고위 특사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시 주석이 파견할 고위 특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한정 중국 국가 부주석,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외교장관),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등이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한 부주석과 왕 주임보다 서열이 높고, 당내 ‘실세’인 차이 서기의 참석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은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 주석이 취임식에 직접 참석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판단을 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지낸 대니 러셀은 AP통신에 “강경파들 사이에서 차기 대통령으로서 연설하는 모습을 시 주석이 바라보는 게 상상이 되냐”며 “시 주석은 단순히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는 단순한 손님의 지위로 전락하도록 두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셀에 따르면 중국은 시 주석의 존엄성과 안보에 집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그들은 항상 완전한 ‘국빈 방문’으로 대우받을 것을 요구해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중국 프로그램 디렉터도 “중국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의전이나 전례가 없을 때 중국이 안전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예우를 표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60% 관세를 부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참석하게 되는 상황 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러셀은 트럼프 당선인과 시 주석이 곧 만나는 계획을 준비중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스타일이 적대국 정상들과도 직접 대면하는 회담을 선호하고, 중국도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더 나은 거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미중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국무부 장관에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를,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를 지명하는 등 대(對)중 강경파를 배치했다. 중국은 우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관세 부과를 두고 양측이 엄포를 놓는 등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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