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국장 엄수…트럼프·오바마 등 전·현직 대통령 5명 한자리서 애도

입력 2025-01-10 09:30수정 2025-01-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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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옆 오바마와 웃으며 대화
관계 틀어진 펜스에 손 내밀며 악수
해리스 바이든 부부와 냉랭 분위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장이 열린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군인들이 성조기에 싸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관을 옮기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제39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국가장례식이 9일(현지시간) 엄수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모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더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100세의 나이로 별세한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4일 고향인 조지아주에서 시작됐으며 이날은 워싱턴DC에 있는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국가 장례식이 진행됐다.

성조기에 싸인 카터 전 대통령의 관은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으로 운구됐으며, 그 과정은 군악대의 찬송가 연주와 21발의 예포 발사 등 최고 수준의 예우 속에 진행됐다.

카터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기 위한 이날 장례식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성당의 첫 줄 의자에 앉았다. 옆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자리했다.

그 뒷줄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부시, 오바마, 트럼프, 멜라니아 트럼프 순으로 착석했다. 전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렇게 전·현 대통령이 모인 것은 2018년 12월 조지 H.W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국장이 시작하기 전에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현장에서는 장례식이 시작되기 전에 트럼프와 오바마가 나란히 앉아 몇 분간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등장한 트럼프는 오바마와 얘기를 나누며 서로 미소를 짓는 표정이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둘의 오랜 적대 관계로 인해 많은 사람이 놀라워했다. 트럼프는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거짓 주장을 했다.

오바마는 2016년, 2020년,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에 강력히 반대 캠페인을 벌였으며, 트럼프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자 불량배로 규정했다. 또 2011년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자리했던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조롱한 것은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하기로 한 주요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국가장례식에 앞서 멜라니아 트럼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트럼프는 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인사해 이목을 끌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앨 고어 옆에 앉아있었는데 트럼프가 장례식 전 의자로 들어서자 고어는 일어나 트럼프와 악수했고, 펜스도 뒤이어 일어섰다. 트럼프가 펜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둘은 얼굴에 별다른 표정 없이 악수했고, 펜스는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악수한 후 앉았다. 펜스의 부인은 캐런은 계속 앉아있었고, 트럼프가 남편과 악수한 후에도 인사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첫 임기 때 부통령을 맡은 펜스는 2021년 1월 6일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한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도록 압박했지만, 펜스가 이를 거부하며 관계가 틀어졌다. 또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 의사당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일부는 “마이크 펜스를 매달아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펜스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다.

▲전·현직 대통령 5명과 부통령들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가 장례식에 참석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해리스는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으면서, 전·현 대통령들에게 인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는 바이든 부부와 인사를 나누지 않았고,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발행된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11월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여론 조사를 토대로 보면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역사적 인물들이 성당 의자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그들도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인간임을 알 수 있다”면서 “애도의 날에 그들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차려입고 이전 세대의 시금석에 작별 인사를 했으며, 단합과 연속성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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