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선거 23일에 치르기로…허정무·신문선 “일방적 결정 동의 못 해”

▲서울 종로구에 있는 축구회관 전경.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선운위)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잠정 연기됐던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를 23일에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후보로 나선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는 선거 운영 공정성이 여전히 확보되지 않았다며 선거 일정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10일 축구협회 선운위는 “7일 법원이 선거 중단을 결정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지만, 그 내용을 존중하며, 선거 진행에 차질을 초래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회장 선거는 23일 다시 실시하기로 했으며, 선거인 명부 작성을 위한 선거인단 재추첨을 12일 실시한다”고 밝혔다.

선거인 명부는 16일 확정되고, 선거인들은 13일부터 사흘 동안 선거인 명부를 열람해 개인정보를 확인 및 수정할 기간을 갖는다. 선거운동 기간은 16일부터 22일까지로 정해졌다.

또한, 선운위는 추첨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외부업체가 진행하는 선거인단 추첨을 각 후보자 대리인이 참관할 수 있도록 해 공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필요 선거인단의 3배수까지 추첨을 진행해 예비 명단을 추려 각각 순위를 부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동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 동의에 응하지 않는 사람이 나오면 차순위 동의자가 선거인이 되는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뽑을 방침이다.

다만 허정무 후보와 신문선 후보는 새 일정에 동의한 적 없다며, 법원에서 지적한 사항들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선운위가 선거의 공정성을 헤쳐온 만큼, 선거 절차를 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 후보는 “운영위원 명단 비공개, 선거인단 추첨과정의 불투명, 일부 선거인 배제로 인한 부족한 선거인단 등 법원에서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 급하게 선거일을 다시 정해 통보하는 식의 결정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허 후보는 법원 결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과정을 위탁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축구협회가 23일 선거를 끝까지 강행한다면 가처분 신청을 다시 한번 내는 것도 고려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신문선 후보 측 대리인 역시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회의 일방적인 선거 강행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한편 선운위는 13일 기준 만 70세가 되는 허정무 후보의 후보 자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축구협회에서는 회장 선거 후보자는 선거일 당일 만 70세 미만인 자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허 후보는 만 70세가 되기 전 후보 등록을 마친 만큼, 법원 결정으로 불가피하게 새로 정한 선거일까지 후보 자격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