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 경쟁력 과시
상업용 차량 역시 ‘자율주행’ 트렌드
무인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콘셉트가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더 열기가 넘친다. 작년이 전기차 배터리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수소전기차 등이었다면 올해는 모두 무인 자율주행을 주요 기술로 제시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가 열린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서 글로벌 완성차‧상업용차량‧전장 기업들이 서로 기술을 뽐내고 있었다. 웨스트홀은 모빌리티 기업들이 주로 모인 곳으로,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매년 신기술과 새로운 개념을 보여줬으나, 이번 CES 2025에 참가하지 않는다. 독일의 메르세데츠-벤츠, BMW 등은 참가했으나 전시 규모를 줄였다.
한국과 독일이 자리를 비운 사이, 미국과 일본, 특히 중국의 완성차 기업들이 서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글로벌 완성차 1위 업체인 일본의 도요타가 5년 만에 CES에 돌아왔다. 2020년 당시 도요타는 일본 후지산 기슭에 70.8헥타르(70만8000㎡) 규모의 실험 도시로 ‘우븐시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로봇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한 환경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올해 CES에서 우븐시티 건설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회사는 “1단계 건물 건설이 지난해 10월 완료됐고 현재 공식 출범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어 “도요타는 이동성의 범위를 교통수단을 넘어 사람, 물품, 정보, 에너지가 이동하는 모든 것을 포함하도록 재정의한다”며 “육지, 바다, 하늘에서 우주로 이동성을 확장하려는 비전으로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에 투자했고, 로켓 대량생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 자율주행 차량 분야에서도 경쟁이 치열했다. 무인 택시를 운영하는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와 중국의 전기차 기업 ‘지커(Zeekr)’에 많은 관람객이 관심을 보였다. 지커는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운영하는 차량이다.
웨이모는 재규어 차량에 I-Pace 전기차를 전시했다. 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인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다. 차량 사방에 카메라가 설치됐는데, 언뜻 봐도 10여 개는 되는듯했다. 지커는 올해 ‘Zeekr RT’ 양산을 시작한다. 이 역시 웨이모의 차세대 자율주행 택시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에 미국에 와서 웨이모의 무인 자율주행차량을 타봤는데, 정말 충격적이었다. (기술 발전 측면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위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약 300대의 웨이모 차량이 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미국 아마존 자율주행 택시 자회사 죽스(ZOOX)도 전시관을 차렸다. 정육면체의 귀여운 모양인 죽스의 차량은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주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택시비용은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 말에 죽스 전시관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 중인 다른 업체들의 비용과 비교해 적정 수준을 맞추겠지만 많이 비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거리 곳곳에서 죽스 광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커의 전시관에는 ‘믹스(MIX)’라는 차량도 소개됐다. 이는 준중형 크기의 미니밴으로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상업용 차량 역시 CES 2025에서는 무인 자율주행 기능을 강조했다. 미국 농기계 전문 기업 ‘존디어’와 일본의 건설 장비 업체 ‘고마츠(KOMATSU)’는 각각 무인 자율주행 차량을 공개했다. 사람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 운전하지 않아도 인공지능(AI) 기능으로 장애물을 피하고 제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