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압율 0%…불 끄는 속도보다 빨리 번져
강한 돌풍에 산불 동시다발적 발생
캘리포니아주 “비상사태”…바이든 “재난지역 선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이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규모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연방정부도 이곳을 ‘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발생 이틀 만에 여의도 면적의 25배가 소실된 가운데 피해가 확산 중이다.
8일(현지시간) CNN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시작한 LA 서부 산불이 이틀째 확산하면서 대규모 재난으로 번졌다.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돌풍을 타고 산불이 빠르게 번진 탓이다. 셰일라 켈리허 LA 소방국장은 “종말론(apocalyptic)처럼 화재가 도시 전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조한 날씨에 시속 최대 160㎞에 달하는 강풍으로 인해 이날 오전 4건이었던 산불은 오후 9시 기준 총 7곳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최소 5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다.
첫 산불이 보고된 6일 오후부터 이틀 사이 서울 여의도 면적(4.5㎢)의 25배 가까운 110㎢ 이상이 폐허로 변했다. 이미 주택과 건물ㆍ학교 등 1100채 이상이 화재로 파괴됐다. AP통신은 “주택 600여 채가 소실된 2008년 LA 대화재를 능가하는 가장 파괴적인 산불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대규모 긴급 대피령도 내려졌다. 소방당국은 서부 팰리세이즈 주민 약 6만 명, 이튼 7만여 명을 포함해 총 15만5000명에 대해 긴급대피 명령을 내렸다. 할리우드 스타가 거주하는 고급 주택지도 대피령 대상이 됐다. 또 LA 카운티에서 300만 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다.
LA 소방당국 브리핑 자료를 보면 현재 산불 진압비율은 0%다. 불 끄는 속도보다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이다. 불꽃이 돌풍을 타고 번지는 탓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소방 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재난지역 선포와 함께 “대응 지원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9~12일로 예정됐던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순방인 이탈리아 방문을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뉴섬 주지사가 물고기 보호를 위해 물 공급을 제한했다”며 “이 모든 것은 뉴섬 주지사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산불 피해 지역에 무료로 스타링크 단말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