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로봇ㆍ자율주행 진출…협력업체에 韓은 없다 [CES 2025]

입력 2025-01-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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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 CES 2025 하루 전 기조연설
RTX 50에 삼성 아닌 마이크론 메모리칩
도요타와 파트너십 맺고 자율주행차 개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 참가하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조연설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8년 만에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의 기조연설자로 돌아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더 진화한 인공지능(AI)시대를 예고했다. 그는 미래 AI기술과 차세대 제품을 공개하고 로봇 학습 플랫폼 및 자율주행차 사업 계획 등 엔비디아 중심의 AI 생태계를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장에선 황 CEO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과의 협업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 CEO가 메모리 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직접적으로 언급한 반면, 우리 기업에 대한 발언은 없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CES 2025 기조연설에서 황 CEO는 최신 AI 가속기 ‘블랙웰’을 탑재한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선보였다. 지포스는 PC와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다. 황 CEO는 RTX 50 시리즈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549달러짜리인 ‘RTX 5070’이 1599달러인 ‘RTX 4090’과 성능이 동일하다고 부연했다. 관중들은 크게 환호했다.

그는 RTX 50 시리즈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메모리칩 ‘GDDR7’이 탑재됐다고 밝혔다. 애초 RTX 50에 삼성전자의 GDDR7이 탑재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 황 CEO가 이번 기조연설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황 CEO는 이날 새로운 로봇과 자율주행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COSMOS)’를 소개했다. AI에게 정보를 줘 학습시키는 개발 플랫폼이다. 그가 코스모스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겠다고 밝히자 관객석에서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높은 반도체 성능을 통해 낮은 비용으로 로봇과 자율주행차를 훈련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의 완성차 업체 도요타와 파트너십을 맺고 차세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황 CEO가 이번 기조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사업 제휴나 부품 공급 등에 대한 일체의 발언을 하지 않으면서 국내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그의 발언 이후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89% 내린 5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2.4% 내린 19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종욱 삼성전자 연구원은 “(황 CEO가 공개한 엔비디아의) 파트너 업체들 중에 한국 업체가 없다. 심각한 위기”라며 “젠슨 황과 나란히 서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미래를 선보인 14개의 로봇 중 중국 업체가 7곳”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 참가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조연설을 진행 중이다. 황 CEO는 이날 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두적인 기업 몇 곳을 꼽았다. (사진-CNBC 유튜브 캡처)

그가 자동차 분야에서 성공적인 업체로 언급한 곳은 중국의 BYD(비야디)와 샤오미 등 중국 기업과 테슬라, 웨이모 등 미국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그의 기조연설은 수많은 관객을 끌어 모았다. 당초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할 예정이었던 이 행사는 입장이 지연되며 40분이 넘어서야 시작했다. 황 CEO는 무대에 올라서며 “내 재킷이 마음에 드나”고 관중들에게 농담을 던졌다. 가죽 재킷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황 CEO가 CES 기조연설에 오른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그는 과거 AI 컴퓨팅과 클라우드, 딥러닝의 미래 전망을 제시하며 기술의 진화를 논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오픈AI의 챗GPT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AI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됐고, 엔비디아와 황 CEO의 몸값은 크게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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