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준비하고 미래를 펼치다(Empowering Tomorrow, Displaying the Future)’
파워모듈 등 전자부품 생산기업 솔루엠이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내건 주제다.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솔루엠은 지속 가능한 내일과 혁신적인 미래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단순히 성능이 뛰어난 파워모듈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개발로 글로벌 탄소 중립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솔루엠의 비전이다.
전성호 대표는 솔루엠을 향후 차세대 전력 인프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현지 CES 2025 솔루엠 전시관에서 전 대표와 만나 그가 그리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미래를 들어봤다.
Q. 올해는 어떤 제품을 선보였는지.
A. 지난해 30kW(키로와트)급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에 이어 올해는 50kW급 3종을 공개했다. 30kW급은 이미 보편화된 모델로 일반 승용차 충전에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다. 솔루엠은 보다 고용량인 50kW를 개발했다. 종류는 단방향과 양방향, 수냉식 등 다양한 형태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
Q. 해당 제품 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A. 솔루엠은 삼성전기 시절부터 50여 년에 걸친 전력 노하우를 갖고 있다. 고밀도와 고효율, 자성체 내재화, 방열 기술 등 기본기는 물론, 더 나아가서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10여 년 전 삼성전기에 몸담던 시절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최근 시장이 모빌리티와 전력 분야로 확대됨에 따라 우리 사업 역시 이에 맞춰 투자와 역량을 집중해왔다.
Q. 수냉식 양방향 모델의 장점은 무엇인지.
A. 완전 밀폐형 수냉식 구조는 냉각 성능 측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고온 환경이나 분진이 많은 극한의 산업 현장에서 안정적인 효율을 유지한다. 냉각팬 대신 액체를 순환해 열을 낮추는 방식으로 소음이 적고 냉각 효율이 높다.
Q. 전력 소비가 상당할 것 같은데.
A. 그렇지 않다. 양방향 전력 제어 기술로 V2G(양방향 충·방전 기술) 시스템 구현이 가능하다. 단순 충전 개념을 넘어 전력 그리드와 능동적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솔루션인 셈이다. 충전된 에너지를 가정용 전력으로 활용하거나, 전력 계통과 연결해 전력 수요를 관리할 수 있다.
Q. 파워모듈의 과부하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A. 자가 진단과 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등 기능을 강화했다. 과부하나 회로 단락 등 문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를 상위 제어기에 즉각 전달해 예방적 차원의 대응이 가능하다. 모듈별 고장 원인과 빈도도 확인할 수 있어 유지 보수도 효율적이다.
Q. OTA의 장점은?
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해 굳이 사업장에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전 세계 각지에서 원격 업데이트와 기능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산 파워모듈은 사후서비스(A/S)에 많은 불만이 제기돼왔는데, 솔루엠의 OTA 기능으로 충전 인프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이다.
Q. 어떤 회사와 협업 중인지.
A. 현대케피코와 모던텍, 블루네트웍스, 유플러스 아이티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업체들과 함께 파워뱅크와 수냉식 디스펜서, 고석 전기차 충전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30kW급 파워모듈로 구축한 파트너사들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고용량 파워모듈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50kW급 모델은 포르투갈 소재의 충전 인프라 운영사(CPO)와 후속 협업을 두고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초기 고객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다.
Q. 중남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는데, 멕시코 신공장은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
A. 멕시코 공장은 약 3만 평 규모로,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 전기차용 파워 유닛, 차량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전장 부품과 조명 세트 비즈니스를 위한 생산 라인이 마련돼 있다. 지금은 파워모듈만을 생산하지만, 향후에는 세트 비즈니스라는 전기차 충전기의 OEM 사업까지도 소화할 것이다. 솔루엠아 최근 멕시코 재계 5위 기업인 레거시 홀딩스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만큼, 앞으로 중남미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을 기대해도 좋다.
Q. 지속 가능한 에너지 개발에 어떤 비전을 가졌는지
A. 이번에 선보인 수냉식 냉각 시스템은 솔루엠의 친환경 기술 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다. 전력 효율 극대화와 에너지 손실 최소화를 파워 기술의 핵심 개발 방향으로 삼고 있다.
Q. 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A. 50kW급 파워모듈과 같은 에너지 효율 제품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 솔루엠의 양방향 파워 모듈은 V2X(차량-사물통신) 기술을 적용해 차량 배터리 에너지를 다양한 용도로 재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에너지를 유연하게 활용하게 하겠다.
Q. 파워모듈과 관련해서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지
A. 미래 지향적 인프라에 대비하고 있다. 솔루엠의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을 교류(AC)와 직류(DC)로 분리하고 제품을 세분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는 향후 스마트 그리드 시티 구축을 위한 것이다. 성균관대, 국민대, 건국대, 카이스트와 산학협력을 통해 선행 과제를 발굴하고 핵심 요소 기술을 개발 중이다.